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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시즌을 맞아 산타 모자를 쓰고 이웃 주민들에게 무료로 도넛을 나눠주며 선행을 베풀어오던 재미 한인이 강도 총격에 피살됐다.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은 21일(현지시간) 오전 7시쯤 댈러스 동부의 오크 클리프에서 도넛 가게를 운영하던 정기선(46)씨가 가게에 침입한 강도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업소 감시카메라에 따르면 복면과 권총으로 무장한 용의자들은 업소에 들어오자 마자 산타 모자를 쓰고 있던 정씨에게 총구를 겨눴다.
당황한 정씨는 ''쏘지 말라''며 두 손을 들었지만 용의자는 방아쇠를 당겼고, 계산대의 현금을 훔쳐 그대로 달아났다. 침입부터 도주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7초였다.[BestNocut_R]
경찰에 따르면 총에 맞은 정 씨는 911에 전화를 걸었지만 큰 부상을 입어 말을 하지 못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에 들어온 손님에 의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평소 선행을 해 온 정 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사회에서도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댈러스 경찰의 크레이그 밀러(Craig Miller) 강력팀장은 "정 씨는 이웃 주민들과 친하게 지내왔다"면서 "이번 사건은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웃 가게의 에드워드 브리지먼(Edward Bridgeman)은 "그는 하루에 20시간 일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이었다"고 말했고, 평소 정 씨의 도넛 가게를 즐겨찾았던 로드니 벤슨(Rodney Benson)은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 도넛을 무료로 나눠줬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현상금 1만달러를 내걸었으며, 업소 감시카메라에 찍힌 용의자들의 신원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정 씨의 평소 선행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강도들이 극성을 부리면서 정 씨 가게는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 강도를 당한 바 있다. 10년전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온 정 씨는 고생 끝에 3년 전부터 도넛 가게를 운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