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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의 이야기인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은 말."
영화 ''스페어''에서 마당극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연출과 배경음악으로 국악 가락을 선보여 충무로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이성한 감독이 신작 ''바람:Wish''을 내놓았다.
''바람''은 ''스페어''를 함께 했던 배우 정우가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풀어낸 성장영화다. 동시에 이성한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성한 감독은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회사에서는 반대가 많았다"고 웃은 뒤 "옛날이야기처럼 시작한 정우씨의 고등학교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 이게 첫 번째 이유"라며 "두 번째는 아버지였다. 예전부터 아버지에 대해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어른이 될 수록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긴 더 쑥쓰럽다"며 "극 중 아버지 부분에선 제 감정을 많이 이입시켰다"고 덧붙였다.
극 중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괜찮은 어른이 되겠다''는 정우의 대사는 곧 이성한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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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전작인 ''스페어''보다 대중적인 재미를 확보했지만, 국악에 대한 고집은 여전했다.
이성한 감독은 "음악만 듣고도 어느 나라 영화인지 알 수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그렇지 않다"며 "우리 것을 쓰는데도 왜 그걸 쓰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국악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자 고집"이라고 전했다.
국악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성한 감독의 고집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듯 싶다.
이 감독은 "한 편의 영화는 그 자체가 국가대표"라며 "국악만으로 영화음악을 쓰게 되면, 이를 본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부분에서 (국악을) 고집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은 것은 극 중 황정음과 정우의 멜로라인. 황정음도 언론시사회에서 "멜로 장면이 적어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적재 적소에 정확한 분량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스쳐지나가는 친구들이 많다. 황정음도 그런 의미"라며 "정우의 학창시절 기간을 봤을 때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성한 감독은 성룡 스타일의 액션 영화를 꿈꾼다.
그는 "성룡의 ''쾌찬차''를 보고 감독의 꿈을 세웠다. 원하는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스페어''의 액션 리듬도 성룡의 리듬과 비슷하다"며 "''스페어''에서 보여줬던 것을 좀 더 준비를 잘해 ''스페어2''를 찍고 싶다"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