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제공핵전쟁 이후 수천 년이 지난 미래, 제국 브라이틀랜드에서는 여성의 목소리와 글이 금지된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 '송라이트'는 죄악으로 취급된다. 모이라 버피니의 장편소설 '송라이트'는 연결이 곧 반역이 되는 세계에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소녀가 서로의 유일한 동맹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외딴 바닷가 마을의 엘사와 권력의 중심부에 숨은 카이라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송라이트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에 닿는다. "나는 베틀에 걸린 색실같이 공기 중에 걸린 음을 감지한다"는 문장처럼, 이 능력은 언어보다 깊은 곳에서 타인의 마음을 읽는 힘이다.
그러나 브라이틀랜드는 송라이트 능력자를 제거하거나 통제한다. 능력이 드러난 이들은 뇌를 절개당해 '크리설리드'가 되거나, 동족을 사냥하는 '사이렌'으로 길들여진다. 여성들은 '순수의 송가'를 부르며 복종을 배우고, 결혼과 출산, 전쟁의 질서 안에 갇힌다.
소설은 두 소녀의 모험을 따라가면서도 억압과 저항, 전쟁과 여성 혐오, 공감의 힘을 묻는다. "사슬에서 풀려난 내 송라이트가 솟구친다"는 해방의 감각과 "다른 사람의 내면에 침범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라는 윤리적 망설임이 함께 놓인다. 연결은 구원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선택이 된다.
디스토피아 판타지 '송라이트'는 영국 영어덜트 문학상을 수상했고, 미국 도서관협회 2026 최고의 영어덜트 소설에 선정됐으며, TV 시리즈 제작도 확정됐다.
모이라 버피니 지음 | 강동혁 옮김 | 자음과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