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상이 12일 경기도 용인시 볼토피아에서 열린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결승에서 호쾌한 샷을 구사하고 있다. KPBA 한국프로볼링(KPBA)에 '몸짱 스타'가 탄생했다. 볼링 선수였다가 20년 동안 헬스 트레이너 외도(?)를 마치고 돌아와 데뷔 첫 우승을 최고 상금 대회에서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곽민상(26기·팀 브런스윅)은 12일 경기도 용인시 볼토피아에서 열린 '2026 인카금융 슈퍼볼링 국제오픈' 결승에서 이종운을 눌렀다. 예선 1위로 결승에 직행한 아마추어 강자를 상대로 257-215 완승을 거뒀다.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다. TV 파이널 진출 2전 3기 만에 정상에 오른 곽민상은 역대 KPBA 최고 우승 상금인 1억 원을 거머쥐었다.
곽민상은 앞서 4강전 격인 3위 결정전에서 무려 10프레임에 보너스 투구까지 모두 스트라이크로 꽂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지난해 KPBA 남자부 최우수 선수(MVP) 문하영도 279점의 높은 점수를 올렸지만 300점을 퍼부은 곽민상에 결승행 티켓을 내줘야 했다. 경기 후 KPBA 김언식 회장이 "279점을 얻었는데도 진 경우는 50년 넘게 볼링을 치면서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의 명승부였다.
예선 1위 이종운도 곽민상의 기세를 이기지 못했다. 곽민상은 4강전 퍼펙트 게임의 여세를 몰아 5프레임까지 스트라이크 행진을 달렸다. 5배거 이후 6프레임에서 주춤했지만 곽민상은 7, 8프레임에서 다시 스트라이크를 터뜨리며 42핀 차의 대승을 마무리했다.
곽민상은 첫 우승 뒤 "꿈만 같다. (다시 볼링을 시작한 지) 6년 동안 상상만 했는데 현실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어안이 벙벙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면 된다는 마음이 생겼고,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곽민상(가운데)이 우승 뒤 인카금융서비스 최병채 회장(곽민상 왼쪽), KPBA 김언식 회장(오른쪽 2번째) 등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한 모습. KPBA 당초 곽민상은 중학교 때 볼링에 입문해 선수로 대학교까지 진학했다. 그러나 군 복무 뒤 대학교 볼링부가 사라지면서 뜻하지 않게 선수 은퇴를 해야 했다. 곽민상은 이후 진로를 헬스 트레이너로 틀어 20년 넘게 활동해왔다. 개인 샵을 운영하며 피트니스 대회 도전 5년 만에 우승까지 차지할 만큼 실력을 뽐냈다.
다만 곽민상은 볼링에 대한 열정을 끊을 수 없어 2018년부터 동호인들과 틈틈이 경기를 펼쳤다. 그러다 15년 만의 볼링 경기에서 종종 지는 일이 있어 엘리트 선수 출신의 자존심이 상했다. 곽민상은 "승부욕이 생겼고, 마침 코로나19 때 헬스장을 닫아야 해서 다시 볼링에 도전했다"면서 "학창 시절 때는 코치님이 등을 떠밀고 압박한 데 대한 반항심이 있었지만 지금 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신나고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이에 곽민상은 2021년 KPBA 테스트를 통과해 선수로 다시 나섰다. 스스로 재미를 느끼면서 열정이 불탔다. 곽민상은 "낮 12시부터 저녁 8까지 헬스 트레이너로 회원을 관리했고, 이후 볼링장으로 이동해 새벽 2~3시까지 하루 5~6시간만 자고 18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곽민상은 2022년 김천컵에서 처음 TV 파이널에 진출해 3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3년 동안은 잠잠했다. 볼링 대회 출전과 준비를 위해 헬스 트레이너 수업도 줄여야 했기에 재정적, 체력적 부담도 컸다.
곽민상은 올해를 마지막 도전으로 삼았고, 지난 2월 MK 맥스컵에서 다시 TV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러다 가장 큰 우승 상금이 걸린 대회를 제패하며 마침내 소원을 이뤘다. 곽민상은 "TV 파이널 첫 판에서 2번 떨어져서 3, 4위 결정전에서 심장 박동을 컨트롤하지 못할 정도로 긴장했다"면서 "한번만 이기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침착하게 하려고 하다가 운 좋게 승리해 이후 긴장이 풀려 퍼펙트 게임과 우승까지 이뤘다"고 미소를 지었다.
피트니스 대회 우승까지 경험한 곽민상. 선수 제공 첫 우승에 대해 곽민상은 "주변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우선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면서 "우승 상금 1억 원을 얻었으니 조금 더 편한 여건에서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1984년생인 곽민상은 "나이도 있으니 헬스보다 볼링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20년 넘게 해온 헬스 트레이닝의 덕도 봤다. 곽민상은 "볼링이 한쪽만 쓰는 스포츠라 어깨 관절과 고관절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근육으로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프로볼링 선수들도 찾아와 레슨을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볼링이 좋았지만 군 제대 후 대학교 볼링부가 해체돼 어쩔 수 없이 공을 놓아야 했던 곽민상. 20년 헬스 트레이너로 성공했어도 볼링에 대한 열정을 잊을 수 없어 복귀해 마침내 첫 우승의 감격까지 이뤘다. 거의 입문 30년 만에 껍질을 깬 곽민상의 다음 우승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