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지훈이 7일 LG와 원정에서 8회초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곰 군단의 연패를 끊은 영웅이었지만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두산 내야수 박지훈(25)이 데뷔 첫 결승타를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장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LG와 원정에서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뒤진 8회초 박지훈의 역전 2타점 결승타가 터지면서 2연패를 끊었다.
이날 두산은 LG 우완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의 역투에 패색이 짙었다. 7회까지 무득점에 머물렀고, LG가 2회초 박동원의 선제 적시타로 1-0으로 앞섰다.
하지만 8회초 단 한번의 기회를 살렸다. 선두 김민석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톨허스트는 번트를 대려는 정수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대타 조수행이 침착하게 희생 번트를 대면서 1사 2, 3루가 됐다.
9번 타자 박지훈이 승부를 뒤집었다. 박지훈은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톨허스트의 커브를 받아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었다.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인 역전 적시타에 톨허스트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박지훈은 피치 클록 위반으로 1스트라이크를 안고 톨허스트와 대결해야 했다. 커브도 존을 통과해 박지훈은 0볼-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그러나 박지훈은 시속 150km 속구를 골라낸 뒤 다시 커브로 결정구를 택한 LG 배터리의 수를 읽고 적시타를 뽑아냈다.
박지훈은 후속 박찬호 타석 때 도루로 2루까지 진루했다. 박찬호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 2루에서는 박준순의 우전 적시타가 나와 박지훈은 홈을 밟아 점수 차를 3-1까지 벌렸다.
역전 결승타를 때리는 박지훈. 두산 베어스 8회말 수비는 그러나 지옥이었다. 1루수 박지환은 무사에서 LG 오스틴 딘의 3루타 뒤 오지환의 땅볼을 잡았다. 박지환은 오스틴이 홈으로 뛰지 못하게 3루를 매섭게 바라봤다. 이후 1루 베이스를 터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지훈은 곧바로 3루로 송구했다.
오스틴이 서둘러 귀루해 세이프가 됐다. 두산으로서는 1사 3루가 무사 1, 3루로 변한 최악의 상황이 됐다. 3루수 안재석이 송구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냈음에도 던진 박지훈의 판단 미스였다. 설상가상으로 1사 1, 3루에서 박지훈은 박해민의 땅볼을 러닝 캐치하려다 흘리면서 1타점 내야 안타가 됐다.
다행히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영하가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9회말에도 이영하와 우익수 다즈 카메론, 좌익수 조수행 등이 혼신의 투구와 환상적인 수비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두산이 3-2로 이겼고, 박지훈이 생애 첫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박지훈은 결승타의 기쁨보다 수비 실수로 패배할 위기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더 큰 표정이었다. 박지훈은 8회말 판단 미스에 대해 "헛것을 봤다"면서 "공을 잡고 3루 주자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순간적인 판단 미스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박해민에게 내준 내야 안타에 대해서는 "(3루 송구를) 최대한 빨리 잊으려 했는데 어중간하고 잡기 힘든 타구였지만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7일 1루수로 출전한 박지훈. 두산
그래도 팀에 승리를 안긴 결승타였다. 박지훈은 "(우리 타선이) 톨허스트에게 길게 끌려가고 있던 상태였는데 수행이 형의 번트로 기회가 왔다"면서 "맞추는 데 자신 있는 타자라 어떻게든 타구를 안으로 넣으려 했고 삼진은 안 먹을 자신이 있어서 끝까지 변화구를 따라가 맞췄던 게 좋았다"고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피치 클록 위반 상황에 대해 박지훈은 "주자가 2, 3루여서 스퀴즈 번트라든가 여러 작전이 있을 수 있어서 작전 코치님 사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좀 시간이 지체됐다"고 전했다. 이어 "여유가 없다 보니 확인을 못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적시타를 날렸다. 박지훈은 올해 타율은 2할1푼3리지만 득점권에서는 3할8리다. 이에 박지훈은 "공을 맞히면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은 일어나기에 주자가 있을 때 공을 맞힐 자신이 크다"고 짐짓 자부심을 드러냈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박지훈이 어떻게든 공을 방망이에 맞히려는 모습에 귀중한 결승타가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박지훈은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도 있었지만 그 경험이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