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지난달 3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 회견을 연 지 보름이 흐른 가운데, 김부겸 후보의 선거 전략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일꾼: "싸움꾼이 아니라 일꾼"
지난 30일 2.28 기념공원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곽재화 기자
"저는 싸움꾼이 아닙니다. 일꾼입니다." (지난달 30일 출마 기자회견)
김부겸 후보는 지난달 출마 선언에서부터 '싸움꾼'이 아닌 '일꾼'이라고 못을 박았다. 투사 이미지가 강력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차별화하면서 '일하는 시장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이 토론회에서 김 후보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고, 홍석준 후보는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김 후보를 경찰에 고발했지만 김 후보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신 김 후보는 민생 문제를 제보해달라며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국회의원 시절 성과를 소개하는 등 일꾼 이미지 구축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여당 소속 대구시장'으로서 "정부와 여당에 땡깡이라도 부리겠다"며 정부와 여당의 대구 지원을 확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당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구를 위한 다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다"고 공언하고, 현장 최고위를 잇따라 대구에서 여는 등 김 후보에게 힘을 싣고 있다.
한편 대구의 지역소멸 해결을 위해 '경제 문제'를 강조해온 만큼, 김 후보는 지역 산업계, 전통시장 상인, ICT업계를 차례로 만나며 대구 경제 현장을 잇따라 찾고 있다.
김 후보는 중소기업 간담회에서도 "여러 공약을 다듬고 있지만 제일 핵심은 결국 대구 경북 기업이 정말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초리: "국민의힘을 버려야 국민의힘이 산다"
6일 대구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응답을 했다. 곽재화 기자"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만들어집니다. 건강한 보수정당이 필요합니다." (지난달 30일 출마 기자회견)
김부겸 후보는 국민의힘이 대구시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국민의힘의 체질 개선을 유도해 건강하게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자중지란으로 안갯속인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라고 일관하는 등 발언을 삼가고 있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 호조세에도 김 후보는 "어차피 종국에는 1대1 구도가 되고, 그러면 팽팽한 수준"이라며 매번 낙관론에 선을 그어왔다.
지금은 반사이익을 얻어 여론조사 결과가 유리하지만, 선거 종국에는 후보들이 단일화하게 되고, 이후 '보수의 심장마저 뺏긴다'는 위기감을 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심판론' 대신 '국민의힘 자극론'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대신 자신을 당선시켜 국민의힘이 쇄신할 수 있게 '회초리'를 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지지했는데도 이렇게 밖에 못해라고 하면서 이건 아니지라고 이번에는 분명히 회초리를 치셔야 된다." (지난 13일 CBS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
김부겸의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진 이진수 김부겸 캠프 총괄은 지난 3월 김부겸 대구시장 등판 직전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최선은 대구 야당론입니다. 민주당이 대구에서 야당 역할 할 수 있는 정도의 표를 달라는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우클릭: 보수인사 기용하며 외연 확장
6일 오후 문희갑 전 대구시장을 예방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김부겸 캠프 제공이렇게 국힘과의 공존을 외치는 만큼 김 후보는 보수 정치원로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캠프 정책을 보수인사들에게 맡기는 등 외연 확장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특히 캠프 인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정치인을 대거 등용하면서 보수 진보 통합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홍호 김부겸 캠프 총괄정책본부장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당시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맡은 인물로, 지난 2022년 지선에서 문경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또 국민의힘 소속 3선 안동시장을 지낸 권영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의 전신 새누리당의 대구시당 부위원장을 맡았던 추광엽 대구산업단지경영자 협회장은 후원회장으로 합류했다.
한편 문희갑 전 대구시장 등을 예방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을 밝히는 등 지역 보수 원로와의 접촉면을 넓히는 한편, 12년 전 대구시장 출마 당시 꺼내들었던 '박정희 엑스코' 개칭을 다시 제안하며 보수 표심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지난 13일 대구CBS '류연정의 마이크온'에 출연해 "보수가 됐든 진보가 됐든, 지금 대구를 한 번은 리턴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어느 분하고도 대화도 하고 손을 잡을 작정"이라고 강조하는 등 '우클릭' 행보를 통한 외연 확장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