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교황 레오 14세가 이번에는 트럼프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청 메시지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는 도덕적 가치에 뿌리를 둘 때만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토대가 없으면 민주주의는 다수의 폭정, 경제와 기술 기득권층의 지배를 위한 허울 중 하나가 돼버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권력은 공동선을 향한 수단이 돼야 한다. 권위의 정당성은 경제적, 기술적 힘의 축적이 아니라 권위를 행사하는 데 활용하는 지혜와 덕목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절제는 정당한 권위 사용의 필수며, 진정한 절제는 과도한 자기예찬을 통제하고 권력남용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의 메시지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비롯한 특정한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외신들은 이를 교황과 미국 대통령의 불화에 주목하고 있다.
사상 첫 미국인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배타적 이민정책과 소수자들에 대한 관용 부족에 아쉬움을 드러내다가 최근 이란전쟁을 계기로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의 '현대판 십자군' 주장에 대해 "하느님은 그런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명 말살 위협에 "진심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미국 국방부는 최근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를 불러 과거 왕권이 교황권을 압도하게 된 계기가 된 '아비뇽 유수'를 언급하며 비판 자제를 압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조롱·비판한 뒤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합성 이미지를 SNS에 올려 신성모독 파문을 불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에서 공화당원인 가톨릭 신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모욕을 느낀다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 설문조사에서는 레오 14세 교황에 대해 미국 가톨릭 신자의 84%가 압도적인 지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