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국제 원유 가격 상승이 국내 건설 산업의 생산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건설 장비 연료와 운송, 주요 자재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토목 공사를 중심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건설 생산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를 보인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가격 파급효과 분석 결과,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전체 건설 생산비용은 약 0.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50% 상승하면 건설 생산비용은 1.06%, 60% 상승 시에는 1.27%까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건축 공사보다 토목 공사가 유가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시설 공사의 경우 유가가 10% 오르면 생산비용이 0.59% 상승하고, 50% 상승 시에는 2.93%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토목, 하천·사방, 항만, 농림수산 토목 공사도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거용 건물 등 건축 공사의 비용 상승률은 유가 10% 상승 시 0.18% 수준으로 토목 분야보다 낮았다.
유가 상승의 파급력은 특히 경유와 건설자재 생산 과정에서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 생산비용 증가 요인 가운데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35.2%로 가장 컸고, 이어 레미콘(8.5%), 아스콘·아스팔트 제품(8.4%), 도로 화물 운송 서비스(4.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설 현장의 중장비 대부분이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시멘트·철근·골재 등 주요 건설자재 운송 역시 대형 화물차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또 레미콘과 아스콘 생산 과정에도 경유가 필수적으로 투입돼 유가 상승 시 자재 단가까지 동시에 올라가는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현재 건설경기 침체로 착공 물량과 건설 투자 규모가 줄어든 상황이어서 단기적인 공사비 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주택 착공 물량은 약 27만3천 가구로 2022년(38만6천 가구)보다 크게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약 9.5%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이나 착공을 앞둔 사업장이 일정을 미루는 등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연구원은 경유·레미콘·아스콘 등 핵심 자재의 단가와 수급을 관리하고, 건설기계와 화물 운송 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병행하는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유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변동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계약금액 조정 제도 등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