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풀코스 0.01초 차…LA 마라톤 결승선 앞두고 벌어진 '황당 사건'[페이스메이커]

  • 0
  • 0
  • 폰트사이즈

스포츠일반

    풀코스 0.01초 차…LA 마라톤 결승선 앞두고 벌어진 '황당 사건'[페이스메이커]

    • 0
    • 폰트사이즈
    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 러닝의 모든 것

    '러닝 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체 인구의 약 20%가 전국 각지를 두발로 누비고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달리며 러닝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독자들과 속도를 맞추며 함께 뛰겠습니다.

    결승선 앞에서 카마우를 추월한 마틴(오른쪽). LA 타임즈 캡처결승선 앞에서 카마우를 추월한 마틴(오른쪽). LA 타임즈 캡처
    0.01초 차이.

    42.195km를 달리는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서 나온 1, 2위 간 격차입니다.

    미국의 네이선 마틴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LA 일대에서 열린 'LA 마라톤'에서 믿기 힘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레이스 대부분을 케냐의 마이클 카마우 뒤에서 달리다 결승선을 끊기 바로 직전 엄청난 스퍼트를 선보이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뒤 이 경기는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카마우를 추월하는 마틴.  SNS 캡처카마우를 추월하는 마틴. SNS 캡처
    이날 개최된 제41회 LA 마라톤에는 약 2만 7천 명의 러너가 참가했습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카마우는 레이스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며 선두를 장악했습니다. 피니시 라인까지 약 4km를 남긴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스피드를 과시했고, 무난하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뒤따르는 주자들을 찾기 힘들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우승을 예약한 분위기였습니다.

    카마우는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결승선까지 약 1km 남기고도 여유 있게 선두로 뛰었습니다.

    그런데 결승선까지 약 400m 앞둔 지점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카마우가 달리던 주로에 일부 관중이 침범한 것입니다.

    케냐 국기를 흔들던 한 여성이 카마우의 진행 방향 앞쪽을 가로막으며 주행을 방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마우는 정식 코스에서 벗어나 엉뚱한 길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카마우(왼쪽)의 주행을 방해하는 케냐 국기를 든 관중. SNS 캡처 카마우(왼쪽)의 주행을 방해하는 케냐 국기를 든 관중. SNS 캡처 
    당황한 카마우는 곧바로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급히 정상 경로로 복귀했으나, 이미 시간이 지체됐고 레이스 흐름도 크게 흔들렸습니다.

    마틴의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카마우가 시간을 허비한 사이 전력 질주했고, 무서울 정도로 격차를 좁혀 왔습니다. 이미 페이스가 흐트러진 카마우는 힘겨운 레이스를 지속해야 했습니다. 반면 마틴은 마지막 힘을 짜내며 거리를 줄였습니다.

    결국 승부는 결승선 바로 앞에서 갈렸습니다. 마틴이 카마우를 추월해 결승선을 끊었습니다. 선두를 빼앗긴 카마우는 그대로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현지 매체 'FOX11'에 따르면 두 선수 간 기록 차이는 불과 0.01초였습니다. 풀코스 마라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초접전 승부였습니다.

    SNS 캡처SNS 캡처
    경기 후 각종 SNS에는 카마우가 길을 잃는 영상들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FOX11'에 따르면, 당시 장면을 촬영한 한 관중은 "정말 믿기 힘든 결승이었다. 영상에서 보면 한 관중이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카마우가 오른쪽으로 피하게 된다. 그 몇 초가 경기 결과를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고 돌아봤습니다. 또 다른 관중은 "그 순간이 승부를 갈랐을 수 있다. 2위 선수 입장에서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를 두고 대회 주최 측이 코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케냐 국기를 들고 카마우의 주행을 방해한 관중을 향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 팬은 "대회 측이 코스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더 철저히 관리했어야 한다"며 "관중이 선수 옆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도 "경기 진행 미숙으로 카마우가 우승을 놓쳤다", "주최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틴도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습니다. 경기 후 마틴은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1마일 정도 남았을 때 페이스 차량과 선두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욱 힘을 내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마틴은 미국 미시간주 한 고등학교 육상 코치로, 미국 태생 흑인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보유한 마라토너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해당 논란에 대해 "공식 항의가 접수되지 않았으며 결과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습니다. 결승선 근처에서 관중이 선수에게 접근한 것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를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카마우는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