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사진 왼쪽)과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CEO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10년 전, 2016년 3월 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특설 대국장. 이곳에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역사적인 첫 대국(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이 열렸다. 신의 창조물 중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낸 최고의 기계가 벌인 대결이었다.
인간이 창조한 가장 복잡한 게임인 바둑. 그 19로 링위에서의 인류 대표와 기계 대표의 격돌은 세계인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날 한 개의 바둑판에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플래시는 15일까지 5번의 대국이 열리는 동안 멈추지 않았다.
바둑판 앞에 자리한 이세돌 9단. 그는 사상 처음 인공지능(AI)과 마주했다. 1202개의 CPU(중앙처리장치)와 176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로 무장한 AI와 긴장한 인간. 이들의 침묵이 수를 뒀다.
포연이 자욱한 바둑판에서 인류의 승리를 위해 영혼을 갈아넣는 한 인간의 모습은 큰 울림을 줬다. 그는 알파고에 패배한 후 "인간이 진 게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이세돌(사진 오른쪽) vs 알파고의 대국 후 복기 장면. 이시영 사진작가 제공AI와 '인생 바둑'을 두는 이세돌의 눈빛, 손끝, 숨결 등 결단의 흔적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 전시회가 예고됐다. 다섯 번에 걸친 역사적 대국을 기록한 사진전 'Bringing Back 2016 알파고 vs 이세돌'은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 '갤러리 공간미끌'에서 열린다.
한국기원이 후원한 전시회에는 당시 대국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이시용(60)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는 한국기원이 발행하는 월간바둑 1호 사진기자다. 이 작가는 대국 당시 AP 통신, 구글 사진 담당 등 네 명만 입장이 허용된 대국장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바둑은 보통 대국 시작 후 10분 가량의 짧은 시간에만 촬영을 허용한다. 이세돌의 긴장된 표정, 대국장을 메운 국내외 취재진, '알파고 대리인' 아자 황의 착수 장면 등 생생한 장면들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된다.
2016년 이세돌의 기자회견 모습. 한국기원 제공이 작가는 12일 전시 사진 규모 등에 대한 CBS노컷뉴스의 취재에 "초상권 등을 고려해 이세돌의 허락을 받고 전시회를 진행한다"고 전제하며 "당시 다섯 번 대국 모두 촬영했다. 보유 사진 중 대형 사진 19점과 소형 사진 19장이 들어가는 조형물 1개 등을 전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시회에 방문하면 대국전 대기실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에 대해서도 직접 공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전시할 사진들은 인간과 기술이 처음으로 마주했던 변곡점의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작가는 지난해 3월 대한민국 바둑의 전성시대를 관통하는 사진전 '승부'를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