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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상전문가 투입 "긍정적"…근본적 문제는 '여전'[파고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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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기상전문가 투입 "긍정적"…근본적 문제는 '여전'[파고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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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부터 MBC 평일 '뉴스데스크' 기상 코너에 새롭게 투입된 윤태구 기상분석관. MBC 제공지난 3일부터 MBC 평일 '뉴스데스크' 기상 코너에 새롭게 투입된 윤태구 기상분석관. MBC 제공
    MBC가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죽음과 이로 인한 비정규직 논란 이후 폐지한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자리에 기상전문가를 투입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기상전문가 체제로 전환한 것은 반길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노동자성 인정과 근로 환경 처우 개선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MBC는 지난 3일 '뉴스데스크' 기상 코너에 대기과학 전공자이자 기상예보사 면허를 보유한 윤태구 기상분석관을 투입했다. "기상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정규직' 기상전문가 투입 '긍정적'…"다른 방송사도 적극 검토해야"

     
    MBC의 정규직 기상전문가 방식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1990년대 초까지 기상캐스터는 정규직 전문가가 수행했다. 주로 방송사 남성 정규직 기상전문기자나 기상통보관이 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1990대부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나타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지금처럼 여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날씨 예보를 도맡게 됐다.
     
    기상캐스터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이유 중 일부는 적은 비용으로 고용해 쉽게 자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계약기간도 대체로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작성한 후 갱신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기상캐스터들은 만성적인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상캐스터는 성적 대상화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직업군이라는 점에서도 문제다. 전문직으로서 대우받기보다 성차별적인 편견에 노출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은 5일 CBS노컷뉴스에 "기본적으로 기상캐스터라는 직군 자체가 성차별적 노동 환경과 성적 대상화가 쉽게 이뤄지는 방식으로 방송을 진행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성상품화가 아니라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 전달에 집중한다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또한 제일 심각한 건 고용 불안"이라며 "정규직으로 기상전문가를 둔다는 방식 자체는 긍정적이라 본다. 다른 방송사에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MBC의 기상전문가 도입) 과정 자체가 (고 오요안나) 유가족과의 협의 등에서 매끄럽지 않았다"며 이러한 부분은 아쉽다고 했다.

    지난해 5월 1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규탄 기자회견 모습. 주최 측 제공지난해 5월 1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규탄 기자회견 모습. 주최 측 제공 

    MBC, 고 오요안나 사망 1주기에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폐지


    앞서 MBC는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1주기인 지난해 9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오 캐스터는 지난 2021년 5월 MBC에 입사해 기상캐스터로 활약했으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2024년 9월 세상을 떠났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과 합동으로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오 캐스터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근로자'가 아니라 MBC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사건 이후 오 캐스터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사내 비정규직 고용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MBC 사옥 앞에서 단식 농성까지 벌인 바 있다. 장씨는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요구했지만,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 대신 폐지를 선언했다.
     
    당시 노동계와 정치권에서는 '면피용 정규직 채용'이라며 비판했고, MBC는 "전문성을 살리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SNS 캡처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SNS 캡처 

    여전히 법 밖에 놓인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비정규직으로 이뤄졌던 기상캐스터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정규직화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의 노동자성 인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기상캐스터들의 근로자성 인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 온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4일 국회에서 열린 '프리랜서 아나운서/기상캐스터 노동실태 토론회'에서 "기상캐스터들이 좋은 고용 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MBC와 개인적으로도 협의를 많이 하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결론은 MBC가 기상캐스터를 없애고 분석관을 뽑아서 (오요)안나와 같이 일한 직장 동료들이 직장을 잃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지현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영남지회장 역시 "고 오요안나 사태를 겪으면서 방송사가 (프리랜서 노동자 문제를) 정비하길 바랐는데, 아예 삭제하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가 여성 진행자, 여성 리포터나 기상캐스터 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과연 이게 맞는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는지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구조 속에서 다양한 문제가 파생됐다. 노동의 전문성은 인정받지 못했고, 성차별적인 요소가 극대화된 환경에서 값싸게 소비됐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고 오요안나를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들을 바꾸어야 한다.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통한 업무 환경 변화가 필수적이다.
     
    김영민 센터장은 "노동법 틀 안에서 가능한 정규직 방식으로 상시 고용해야 한다"며 "기존에 일하던 분들이 경력을 인정받으면서 방송사 내에서 고용 안정과 처우가 개선되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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