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X 캡처금융당국이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금지를 추진한다. 관계부처와 은행권을 잇따라 만나 세부 대책을 확정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다주택자 금융 혜택을 연일 문제 삼으며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5대 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3차 회의를 연다. 설 연휴를 전후로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 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구조를 점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다주택자 대출 총량 감축 방안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금융위는 재경부, 국토부와도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개최한다. 다주택자 현황 파악을 마무리함으로써 본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금융회사들과 함께 △차주 유형(개인·개인사업자) △대출 구조(개인·개인사업자) △담보 유형(아파트·비아파트) △지역(수도권·지방)별 다주택자 현황을 분석해 왔다.
우선 당국은 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 시 연장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차인이 피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는 신규 주담대나 임대사업자대출에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0%로, 사실상 대출이 제한됐다.
개인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인 다주택자는 대출 만기가 일시 상환 방식이 거의 없고 분할 상환이라는 점에서 이번 규제를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번 규제가 개인보다 임대사업자 대출을 정조준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신규 대출과 마찬가지로 LTV 0%를 적용해 만기연장을 막고 대출을 상환하도록 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대출 현황 파악 결과에 따라 만기 시 전액 회수할지, 일정 기간에 걸쳐 감축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같은 강력한 규제가 시행됐을 때 다주택자가 자력으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임차인이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현행 법규상 집주인이 3개월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담보로 잡힌 부동산은 은행에 넘어가 경·공매로 처분된다. 이 경우 임차인 보증금은 대출보다 후순위에 있어 경·공매 결과에 따라 일부나 전체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SNS 페이스북을 통해 다주택자 대출의 LTV 단계적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실장은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대출 만기 구조 차등화 등의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되면 (다주택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재평가된다"면서 "전환은 점진적이어야 하지만 그 방향은 선명해야 한다"고 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재경부,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대책회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현황 파악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