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제공국립중앙도서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도서관 전환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AI로 제작된 출판물의 납본 제도에 대해서도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4일 '2026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국가 지식정보 서비스 혁신과 국가지식자원의 전략적 수집·활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개방을 확대하고, 국민 누구나 AI 기반 지식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미래형 도서관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서관은 우선 저작권이 소멸되었거나 이용이 가능한 자료를 중심으로 고품질 AI 학습용 텍스트 데이터를 구축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제공할 계획이다. 구축된 데이터는 도서관 누리집 내 '공유서재'를 통해 국민에게 개방해 AI 기술 개발과 K-콘텐츠 산업 혁신을 지원한다.
국가지식자원 수집도 확대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26년까지 인쇄자료 약 33만 점, 전자책·K-콘텐츠 등 디지털자료 40만여 건을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독립출판물과 비정형 출판물 조사, 해외 한국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소장한 한국 관련 기록자료 8만8천여 면도 확보할 예정이다.
AI 리터러시 교육도 대폭 늘린다. 기존 7개 과정 25회였던 AI 교육 프로그램을 10개 과정 32회로 확대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AI 창작 프로그램과 디지털 윤리 체험형 콘텐츠도 운영한다. 연구자와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AI 기반 연구·창작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추진된다.
이와 함께 국립중앙도서관은 AI 기술 확산으로 변화한 출판 환경에 대응해 AI 출판물에 대한 납본 제도 정비에도 나선다.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유사한 내용을 대량 생산한 출판물이 납본 보상금 지급 대상이 되는 사례가 늘면서 제도 취지 훼손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도서관은 출판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발급 건수가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출판사를 중심으로 납본 대상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논란이 된 일부 AI 출판물은 납본 접수 이후 내용 반복성과 완성도 부족 등을 이유로 최종 납본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AI 기술 자체를 배제하기보다, 국가 문헌 수집·보존이라는 납본 제도의 공공성과 본질을 지키는 데 방점을 두고 관련 규정과 지침을 정비하고 제도 개선 연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AI 대전환 시대에 도서관 서비스 전반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기술 변화는 수용하되, 국가지식자원을 책임지는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의 역할과 공공성을 지켜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