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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재명 대통령은 왜 '부동산 망국론'을 꺼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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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이재명 대통령은 왜 '부동산 망국론'을 꺼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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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매매가격이 부착된 서울시내 한 부동산 모습. 황진환 기자아파트 매매가격이 부착된 서울시내 한 부동산 모습. 황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하며 달려왔다. 세계는 약육강식 질서로 재편됐다. 국내적으로도 체계질서는 혼돈이었다. 7개월의 노력끝에 주가지수가 5천포인트를 넘었다. 주가는 때로 신기루와 같다. 언제 빠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단한 상승장이지만 아직 불안한 성공이다.
     
    한미관세협상 또한 성과이지만 마찬가지다. 트럼프의 관세협상은 시지프스신화와 흡사하다. 쉼없이 골문을 옮긴다. 일방적 게임이다. 완성되지 않는 게임처럼.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전략적으로 협상하려고 애를 쓴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또 타운홀 미팅이나 토론 등 어떤 방법이든지 열일을 한다. 복지부동과 관습에 빠진 공직자들을 협치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일이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대통령은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청와대 수보회의에서 말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였다. 그런데 해야 할 역량이 제한돼 언제나 마음이 조급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성과를 향한 대통령의 무거운 책임감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때부터 '하이 익스펙테이션(High expectation)'을 추구해 온 리더이다. 우리말로 '성과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고성과주의자'라고만 할 수 없다. 국민의 민생을 돌보는 일을 "마치 흩어진 작은 콩알을 줍는 것과 같다"고 그는 표현했다. 큰 일만 고집하지 말고 성실하게 일하자는 것이다.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빨리 많이 처리해 성과를 내자는 얘기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수보회의 발언을 주의깊게 들어보면 대통령의 '고립감'이랄까, '외로움'이 전해진다. 대통령의 의중을 공직자들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아쉬움'같은 것이다. 또 기득권 세력이랄까, 개혁의 방향에서 본질적인 핵심에 대한 토론보다, 딴지.트집을 잡는 모양으로 무조건 가로막고 나서는 구조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난다. 자신의 지지율을 관리하는 범위를 넘어 국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는 인식의 투영도 엿볼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대통령의 고심이 가장 날카롭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대통령은 '부동산 망국론'을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주가 5천포인트라는 화려한 숫자 뒤에 부동산이라는 '썩은 뿌리'가 국가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공포를 염려하고 있다. 이 지표들이 부동산 투기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한 경제신문은 "10억 벌면 8억 토해내라' 날벼락..혼돈의 시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를 매도해 양도차익 10억원을 거두면 매도자가 먹는 돈이 겨우 2억여원에 불과하다는 스토리다.
     
    신문은 '날벼락'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현재의 양도세 중과유예와 장기특공제를 폐지하면 그리된다는 얘기다. 즉 매물이 안 나올 것이라는 단정이다. 이 대통령은 10억 중 8억 세금이라는 자극적 수치로 '날벼락 프레임'을 씌운 것에 대해 좀 뿔이 났던 모양이다. 국가를 망치는 투기세력과의 결탁이 아닌 단순히 세금문제로 다루는 것에 대한 불만이라고 생각된다. "왜 투기 편을 드느냐"고 대통령이 직격한 것은 이 논쟁을 정책토론이 아니라 부동산 망국론을 비호하느냐 아니냐의 가치관 논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 셈이다.
     

    7일 간의 부동산 논쟁의 결과는 무엇일까

     
    대통령의 고립된 결단과 파격적 돌파사이의 긴장이 몰려온다. 첫째는 '고립감'이라 해야겠다. 대통령이 느끼는 고립감의 실체를 단순히 '물리적 외로움'이라고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강력한 정책 추진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전방위적 저항들을 말한다. 사방에 적이 우글거린다. 부동산 전문가와 부동산 중개사의 워딩을 그대로 옮겨적는 기능적 언론의 부동산 기사, 그리고 야당의 태도에서 깊은 실망과 고립감은 더해간다. 대통령은 그 긴장을 돌파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관료 조직과 여당에 대한 답답함이라고 추정된다. 수보회의 발언에서 드러나듯 대통령은 정책이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지는 속도에 만족하지 못한다. 수출이 회복되고 코스피가 치솟았지만 여전히 K양극화 문제는 당장 해소되기 어렵다. 경제 생태계 자체가 그렇다. 외려 더 가공할 기세다. 입법과 행정집행 과정에서 속도를 더 높여줘야 한다. 대통령은 시스템 내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지원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이 대통령은 "객관적인 평가로는 한 일이 꽤 있는데 제가 가진 기준으로는 정말 많이 부족하다. 해야 될 일이 너무 많은데 속도가 늦어 저로서는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박종민 기자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박종민 기자
    이 대통령은 격식을 파괴하는 직설의 방식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1일 3트윗'이라며 대통령의 SNS정치를 곱지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왜곡된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직설적 소통법을 선택했을 것이다. 차라리 돌파구라고 하는게 낫겠다. 이 돌파구를 통해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부동산 문제를 정상화하는 문제를 전면으로 꺼냈다. 정제된 관료적 수사와 어정쩡한 설득만으로 정책적 고립문제를 실질적인 결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부동산 문제는 국가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동력이다. 국가 존망의 문제다. 다들 천정부지의 부동산값 때문에 청년들의 주거난과 저출생을 염려한다. 하지만 국가 의제에서 벗어나 개인적 관점으로 돌아서면 영리이득의 문제로 치환된다. 부동산 문제가 가진 함정이다. 민주주의는 합의가 아니라 이견에 기초한 어리석은 정부 형태란 말이 있다. 그만큼 비효율이 따르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부동산을 개인의 이득이 아닌 국가 존망의 문제로 봐달라는 대통령의 시각은 공론적 관점에서 위기의식에 동참해달라는 호소일 것이다. 언론도 야당도 '문재인시즌2'라는 저주보다 공론적 관점에서 현재의 부동산 문제를 풀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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