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현대자동차가 작년에 180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음에도 미국발(發) 자동차 품목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도 300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 금자탑을 쌓았지만, 대미(對美) 관세 여파로 한 해 7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비용을 치르면서 수익성은 후퇴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물류 로봇 아틀라스 등을 앞세운 미래 기술 투자로 관세 리스크를 만회할 계획이다.
미국 관세에 실적 주춤… 양사 합산 영업익 23.6% 하락
현대차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1조 4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감소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6.3% 증가한 186조 2545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관세 여파를 만회하지 못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기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의 지난해 매출은 114조 1409억 원, 영업이익은 9조 781억 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이로써 양사의 합산 매출은 300조3954억 원, 합산 영업이익은 20조 54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6.3% 늘고 영업이익은 23.6% 줄어든 수치다.작년 4월부터 부과됐던 대미 관세 25%는 그해 11월부터 15%로 낮아졌지만 재고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기아가 부담한 관세 비용은 총 7조2천억 원(현대차 4조1천억원·기아 3조1천억원)에 달한다.현대차 측은 "4분기에 25%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가 판매되면서 선제적 대응에도 관세율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관세 비용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 측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관세 비용의) 60%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으로 만회했는데, 내년에도 컨틴전시 플랜 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현대차는 지난해 고부가가치 차종(SUV, 제네시스) 위주로 팔면서 할인 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미국 관세 여파를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 가격 인상, 환율상승 등으로 지난해 9월 발표한 2025년도 연간 가이던스(예상 전망)를 달성했다. 당시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연간 매출액 성장률 5.0~6.0%, 영업이익률 6.0~7.0%였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도매 기준)은 전년 대비 0.1% 줄어든 413만8천389대(국내 71만2천954대·해외 342만5천435대)로 집계됐다.
2026년 하반기 아틀라스 출시…AI·SDV에 17.8조 투자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415만 8300대로 설정하고,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 1.0~2.0%, 영업이익률 6.3~7.3%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에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과 자율주행, AI 등에 총 17조8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 중 연구개발(R&D)에 7조4000억 원, 설비투자(CAPEX)에 9조 원이 배정됐다.
업계의 주목을 받는 자율주행 로봇 아틀라스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메타플랜트 기술 검증(PoC)은 올 연말부터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글로벌 생산 거점에 배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또 자율주행 데모카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을 하고 있고 빠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 블랙웰 GPU 5만장(데이터센터)과 관련해서는 일단 5만장을 구입하기로 협의는 돼 있고 이를 언제부터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틀라스를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해 생산 최적화와 비용 절감을 꾀하며 관세 리스크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차는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당 최소 1만 원의 배당을 보장하고, 4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