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일명 '몸캠 피싱'으로 한 피해자로부터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공갈),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A(20대·남)씨 등 일당 5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A씨 등 3명은 검찰에 송치했고, 추가 검거한 일당 2명은 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 등은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B(20대·남)씨를 상대로 "나체 사진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34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여성인 척하며 B씨에게 접근했다. B씨와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팅으로 유도했다. 이후 도용한 여성 신체 사진을 B씨에게 전송하면서 "내 사진을 보여줬으니 너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이들 요구에 따라 얼굴이 함께 나온 나체 사진을 찍어 보냈다.
그러자 이들 일당은 태도가 돌변했다. B씨에게 "SNS 친구 목록에 있는 지인들에게 이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하며 송금을 요구했다. 사진이 유포되는 게 두려웠던 B씨는 일당이 요구한 대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현금 또는 상품권을 2년 넘게 보냈다. 대학생이던 B씨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했고, 대출까지 받았다.
부산 사하경찰서. 정혜린 기자경찰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접근부터 협박까지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범행용 SNS 계정을 공유했다. 또 이들은 B씨 외에도 20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비슷한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대상은 주로 20대 초·중반 남성이었으며, 1인당 200에서 300만 원을 요구했다. 경찰은 피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몸캠 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낯선 사람과 온라인에서 나누는 대화를 조심하고, 신체 사진 전송 요구에 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는 "상대가 갖고 있는 자신의 치부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유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 심리적으로 지배를 당하게 된다"며 "낯선 사람과 온라인 대화를 주의하고, 민감한 신체 사진 등을 요구할 경우 절대 응하지 않아야 한다. 협박당할 경우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