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6년 1월 24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의귀교회 김미현 집사(의귀어린이집 원장)
◆김영미> 의귀어린이집은 원장님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김미현> 원장으로서는 제 꿈이 이루어진 자리라고 할 수 있고, 신앙인으로서는 저를 연단하시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꿈이 유치원 교사였는데, 그 꿈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이곳까지 오게 됐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늘 쉽지만은 않았고, 아이들과 부모님, 동료 교사들을 만나면서 제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그럴 때마다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게 됐고, 울면서 하나님을 붙들었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의귀어린이집은 교회를 섬기는 도구로 세워진 곳이기에,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미> 교사로 26년을 섬기다가 원장이 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죠. 역할이 달라지면서 느끼는 무게도 크셨을 것 같아요.
◇김미현> 처음에는 많이 떨렸고 부담도 컸어요. 교사일 때는 맡은 반 아이들만 잘 돌보면 됐지만, 원장이 되고 나서는 이 공간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뿐 아니라 가정,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까지 살펴야 하다 보니 결정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어요.
혹시라도 제 선택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지 늘 마음이 무거웠고요. 그래서 예전보다 훨씬 더 기도하게 됐고, 제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한 걸음씩 인도해 주신다는 걸 경험하고 있어요.
◆김영미> 2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아이들을 만났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김미현> 처음 만났던 아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만 가지고 시작했던 시절이었는데, 아이들이 순수하게 다가와 주었고 부모님들도 많이 응원해 주셨어요. 그 아이들이 자라서 교회 중‧고등부가 되어 무대에서 발표하는 모습을 볼 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보람을 느꼈습니다. '아, 이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 이후 2025년 다시 시작된 제13회 제주어린이 연합겨울 캠프. 김미현 집사 제공 ◆김영미>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길이 집사님의 평생의 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미현> 아이들과 있으면 참 행복해요.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요. 또 믿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통해 교회에 다시 오고, 예배와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원래 소극적이고 자신감도 많지 않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저를 하나님께서 이 자리에서 사용하신다는 걸 느끼면서, 이 길이 제 삶이 됐어요. 특히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이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라'는 마음을 주셔서, 그 마음이 저를 계속 이 자리로 이끌어 온 것 같습니다.
◆김영미> 의귀어린이집 원장으로서 품고 있는 바람도 있을 것 같아요.
◇김미현> 저희 원훈이 '성품을 통해 행복한 어린이, 행복한 가정'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성품은 예수님을 닮은 성품이에요.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고, 그 가정도 함께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죠. 교회 땅을 밟았던 아이들과 가정은 믿음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어린이집이 그런 통로로 사용되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매일 아침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그 시간마다 이 기도 제목을 놓고 기도하고 있어요.
◆김영미> 집사님은 모태신앙으로 고향 교회를 지켜오셨죠. 고향에서 신앙을 지킨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김미현> 솔직히 쉽지 않았어요. 어릴 때 함께 신앙생활하던 친구들은 지금 이곳에 거의 남아 있지 않거든요.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흔들릴 때도 있었고, '나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 자리에 머물 수 있었던 건 제 의지가 아니라 은혜였던 것 같아요. 이 교회에서 눈물로 기도하던 어른들의 뒷모습을 보며 자랐고, 교회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겪으며 신앙이 삶이 되는 과정을 배웠어요. 그래서 지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제게는 사명이 됐습니다.
◆김영미> 제주노회 아동부연합회 사역도 오랫동안 이어왔죠.
◇김미현>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14,1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유치부 교사로 섬기다가 아동부 교사로 옮기게 됐고, 그 인연으로 연합회 사역까지 이어졌어요. 부족하다는 생각에 여러 번 사양하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2025년 여름성경학교 교사강습회 찬양율동시간. 김미현 집사 제공◆김영미> 회장직을 맡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미현> 코로나로 중단됐던 겨울캠프를 다시 시작했을 때예요. 재정적인 부담도 컸고 걱정도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채워주셨고 많은 교회가 함께해 주셨어요. 특히 자체적으로 사역이 어려운 교회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의미 있었어요. 그 자리를 통해 '이 사역이 여전히 필요하구나'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김영미> 오랜 시간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요즘 세대 아이들에게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김미현> 아이들이 훨씬 빨리 자라고 자기표현도 분명해졌어요. 하지만 그만큼 마음속이 허전해 보일 때도 많아요. 원하는 것은 많아졌지만 기다리는 힘이나 감사하는 마음은 줄어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더 가르치기보다 먼저 '너는 소중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이름을 불러주고, 눈을 맞추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 그 사랑은 결국 아이들에게 전해진다고 믿습니다.
◆김영미> 최근 토요모임을 다시 시작하셨다고요.
◇김미현> 첫 모임 날 아이들이 어색해하며 핸드폰부터 찾더라고요. 그런데 함께 놀이를 하고 간식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순간 웃음소리가 커졌어요. 모임이 끝날 때 아이들과 "내일 또 만나자"인사를 하는데 밝게 웃으며 "네" 대답하기도 하고 "다음에도 와도 돼요?"라고 묻는데, 그 말 한마디에 이 사역을 왜 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하게 됐어요. 교회가 아이들에게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김영미> 마지막으로 함께 나누고 싶은 기도 제목이 있을까요.
◇김미현> 코로나 이후 다시 시작된 아동부연합회 겨울캠프가 안전하고 은혜롭게 진행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참여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 한 사람 한 사람도 하나님의 위로와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제주의 어린이를 그리스도에게'라는 사명이 우리의 사역을 통해 잘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