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제공공정거래위원회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리미티드가 롯데렌탈 주식회사 주식 3분의 2 가까이를 취득하기 위해 낸 기업결합 심사에서 결합 금지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이미 SK렌터카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기업 결합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가격 인상 등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결과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 결합이 이뤄질 경우 나머지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고 1위 사업자의 지위가 공고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압도적 대기업 1개사와 다수의 영세한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렌터카 시장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돼 가격(렌터카 이용 요금) 인상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공정위는 봤다.
롯데렌탈·SK렌터카가 이번 결합을 발판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중소 사업자들의 시장 퇴출이 가속화돼 이들의 시장 지위가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지배하는 카리나 트랜스포테이션 그룹 리미티드(특수목적법인·SPC)는 롯데렌탈의 주식 63.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3월 18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사모펀드 어피니티는 이미 지난 2024년 8월 SK렌터카 주식회사를 인수해 소유하고 있어 이번 기업결합이 허가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SK렌터카가 모두 어피니티의 지배 아래 놓일 수 있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허가될 경우 국내 단기·장기 렌터카 시장에 모두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유지해 왔다. 양 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여 2024년 말 기준 각각 29.3%(내륙), 21.3%(제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원활한 자금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전국적 영업망・IT 인프라,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와의 연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소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서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효한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로 양 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지난 2024년 말 38.3%로 최근 5년간 30% 후반대를 견고히 유지하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나머지 2위~7위 사업자의 점유율을 모두 합한 것보다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금지 조치를 통해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 구조를 크게 악화시키는 기업결합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가격 인상 등 경쟁제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소 경쟁사가 다수인 시장 상황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대기업 간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왜곡을 차단했다는 평가다.
공정위 관계자는 "1・2위 사업자를 단기간에 연달아 인수해 시장력을 확대한 후, 다시 고가로 매각(buyout)하기 위해 건전한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큰 기업결합에 대해 엄청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을 면밀히 감시해 독과점 심화 및 이에 따른 소비자・중소 경쟁사 피해를 적극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국내 렌터카 시장의 가장 큰 경쟁사 간 결합으로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다수 경쟁사 및 고객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또 렌터카 이용 소비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경제분석을 실시하는 등 면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지역별 렌터카조합, 45개 경쟁사, 14개 고객사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렌터카 이용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