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바이오네모 플랫폼, 생명과학 기업들에 채택… AI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엔비디아 제공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들이 헬스케어를 차세대 격전지로 삼고 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업계 최초의 AI 공동혁신 연구소 설립에 나섰다. 데이터센터와 생성형 AI로 성장해온 기술 기업들이 신약 개발과 생물학 연구 영역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일라이 릴리와 향후 5년간 최대 10억달러(약 1조 4천억원)를 공동 투자해 AI 기반 신약 개발 공동혁신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베이 지역에 들어서며, 양사 소속 과학자와 AI 개발자, 엔지니어들이 상주해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소의 핵심 기술 축은 엔비디아의 AI 신약 개발 플랫폼 '바이오네모'다. 바이오네모는 신약 설계를 위한 생물학적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모델 학습·배포를 지원하는 오픈 개발 플랫폼으로,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AI 기반 설계로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소 운영에는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아키텍처 '베라 루빈'도 적용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릴리의 화학자와 생물학자들이 에이전틱 AI 기반 연구 환경에서 신약 후보를 발굴·검증하고, 실험 결과가 다시 모델 학습으로 이어지는 지속적 학습 구조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킴벌리 파월 엔비디아 헬스케어·라이프사이언스 부문 부사장은 JPMHC 메인 트랙 발표에서 "월드클래스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가 실험실과 제조 현장에서 피지컬 AI 활용을 확대한다면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의약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생명과학 장비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과의 협력도 공개했다. 양사는 실험 설계부터 수행·분석까지 자동화하는 자율형 실험실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써모피셔는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를 활용해 실험실 장비를 지능화하고, 대규모 실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AI 분석에 연결할 계획이다.
파월 부사장은 "의약품 개발 분야에서 AI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며 "이번 협력은 실험실을 단순한 연구 공간이 아닌 확장 가능한 데이터 팩토리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추가 협력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JPMHC 메인 트랙에 오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 최고경영자들도 AI를 신약 개발과 경영 효율화의 핵심 도구로 지목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크리스 뵈너 CEO는 AI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올해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노바티스의 바스 나라시만 CEO는 "AI는 이제 신약 타깃 최적화를 위한 필수 도구"라며, 구글의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소모픽 랩스와의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화이자의 알버트 불라 CEO도 AI를 전사적으로 활용해 56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존 림 대표와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모두 올해 신년사에서 AI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서 회장은 신약 개발부터 임상,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AI 플랫폼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서 회장은 개발부터 임상, 생산, 판매 등 사업 전반에 AI 플랫폼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