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 윤창원 기자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난 쿠팡이 이른바 '셀프 조사'를 벌인 뒤 개인정보 유출이 약 3천 건뿐이라고 발표했지만, 경찰은 실제로 유출된 개인정보의 범위가 훨씬 많다고 밝혔다. 또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에 대해서는 출국정지를 검토하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료 유출 범위와 관련해 쿠팡 측에서는 약 3천 건을 얘기했지만, 압수물을 분석해 본 결과 그보다는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분석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유출량을 정확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이른바 '셀프 면죄부' 성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을 낳았다. 발표 내용 중에는 유출자가 3300여만 명의 정보를 빼갔지만 그중 3천 명의 정보만 저장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박 청장은 쿠팡의 자체 조사가 실제 경찰의 조사 결과와 다르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또 쿠팡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하지 않기는 물론, 조사 사실조차 알리지 않아 경찰 수사의 대상이 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 5일 피고발인 조사를 위해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해럴드 로저스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 윤창원 기자하지만 로저스 대표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현재는 2차 출석 날짜를 조율한 상태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로저스 대표 등을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한 사건은 아직 경찰에 접수되지 않았다. 박 청장은 "(해당 고발이 접수되면) 로저스 대표가 국회에서 한 증언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 등 한국 정부 지시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만나 자체 조사를 벌였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부인했다.
경찰은 개인정보 유출자로 특정된 중국 국적 A씨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박 청장은 "인터폴과 형사사법공조시스템 등을 통해 (소환 요청 등) 피의자 조사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A씨를 아직 접촉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최종상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을 팀장으로 하는 86명 규모의 쿠팡 수사 TF를 출범했다. 쿠팡 TF는 '셀프 면죄부' 논란, 3370만 건 개인정보 유출, 5개월치 로그기록 삭제 등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