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특수부대를 동원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후 감옥에 가뒀습니다.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군사작전을 통해 압송한 사례는 세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인데요. 국제법 위반 논란은 둘째치고 국제사회에 다양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국제부 정영철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지시간 3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뉴욕으로 압송했습니다. 조만간 법정에 세우겠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혐의인가요?
[기자]
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미 동부시간으로 5일 정오,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2시에 마두로 대통령이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소 인정 여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 뿐아니라 함께 체포돼 압송된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출석할 예정입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인 2020년 3월 마약 밀수와 테러 공모 등 혐의로 기소됐는데
미 법무부는 새로운 공소장을 공개했습니다.
보완된 공소장도 내용은 같지만 마두로 대통령 가족과 내무장관 등 측근이 기소대상에 추가됐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정권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조직의 두목으로 지목하고 마약 거래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인근을 지나는 선박들을 격침하고 유조선을 나포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연합뉴스[앵커]
표면적인 이유는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밀반입을 조장해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건데, 이게 다 일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마두로 대통령이 어떻게 범죄 조직과 연관됐는지 증거가 명확하지 않고, 문제의 마약 성분인 펜타닐의 주원료는 중국산이란 점을 보면 마약은 침공을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속내는 석유 이권입니다.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는 일찌감치 엑슨모빌 등 미국 기업들이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자원 민족주의를 내세워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미국 기업 자산을 일부 몰수했습니다.
이번 침공은 이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속마음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인서트]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석유 자원과 기반 시설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이 필요합니다."
석유 확보 외에도 최근 중국 진출이 활발했던 베네수엘라에서 힘을 과시하면서 패권을 되찾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어 보입니다
[앵커]
국제 사회에 큰 충격파를 던진 사건인데 다른 국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국제법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엔 헌장은 "모든 회원국은 국제 관계에서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해 무력 위협이나
무력 행사를 삼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내일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유럽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중남미 국가들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행동에 강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또 스페인,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불법 군사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직접 통치를 얘기했다가 정책 개입으로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이유는 뭐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겠다고 밝혔다가 정책 개입을 통해 통제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입니다.
직접 통치하려면 지상군 등 막대한 군사력을 투입해야 하는 등 정치적 부담이 커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대화를 먼저 타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책 목표는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에 이로운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게 한 후 영향력을 행사해 석유산업 진출 등 미국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를 이끄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강력한 저항 의지를 밝혔다고 2차 공격 등 미국이 압박을 계속하자 미국에 협력을 제안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 정영철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