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식 병원장과 우크라이나 의료진이 회진을 마친 뒤 환자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임성민 기자충북 청주의 한 재활병원이 우크라이나의 의료진을 초청해 다양하고 체계적인 재활 의술을 전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우크라이나의 의료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인도적 프로젝트다.
이런 배경 속에서 아이엠재활병원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재향군인병원 소속 재활의학과 의사와 물리·작업치료사 등 의료진 5명을 초청했다.
연수 참가자들은 전쟁 부상 군인과 민간인을 치료하는 군인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들로, 병원은 4~8주 동안 이어지는 연수 프로그램의 체류비와 생활비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임성민 기자이들의 하루 일정은 매일 오전 8시 병동회진으로 시작된다.
우봉식 병원장이 병동에 들어서며 "오늘 하루 파이팅합시다"라고 말하자, 병실 곳곳에서 간호사와 환자들의 짧은 인사가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의사들은 우 병원장을 따라 6층부터 3층까지 병동을 오가며 환자 상태를 메모했다.
우 병원장은 환자의 주 치료 부위는 물론 어지럼증이나 소화 상태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했고, 우크라이나 의사들은 통역된 내용을 옮겨 적으며 진료 과정을 함께 살폈다.
어깨 치료를 받는 한 환자는 "매일 회진을 돌면서 환자들에게 응원과 격려까지 해주니 아침부터 덩달아 힘이 난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병동은 항상 활기차다"고 말했다.
임성민 기자강의실에서는 작업치료사가 실제 환자의 치료 사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의사와 치료사들에게 작업치료 접근법을 설명했다.
강의는 통역사를 사이에 두고 진행됐지만,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주로 환자 사례 분석 뒤 어떤 치료가 적용됐는지, 치료 일지는 어떻게 작성되는지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수업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양방향 수업으로 이뤄졌다. 강의는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토론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우봉식 병원장. 임성민 기자이어진 재활의학 특강에서는 '뇌 질환 재활'이 주제로 다뤄졌다.
우 병원장은 뇌졸중 위험 요인과 치료 과정, 회복 단계별 접근법을 설명하며 실제 임상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의료진들은 병원에서 활용 중인 재활 기법과 장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타라카노바 올레나 의사는 "강의를 통해 뇌졸중 증상과 해당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재활 단계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는데 궁금증이 많이 해소된 것 같다"며 "척수 손상과 신경계 질환을 다루는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재활기능치료실과 로봇치료실에서 실습이 이어졌다.
의료진들은 모닝워크(Morning Walk), 로코멧(Lokomat), 워커뷰(Walker View) 등 재활 로봇 기기의 작동 원리와 치료 효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상·하지 보행을 보조하는 로봇 장비가 환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치료로 연결하는 과정에 질문이 집중됐다.
호루부노바 야나 의사가 로코멧 기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임성민 기자로코멧 기기를 체험해 본 호루부노바 야나 의사는 "기기를 통해 환자의 걸음걸이와 이에 맞는 재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인상 깊었다"며 "특히 하체가 약하거나 부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워커뷰 기기를 체험한 포즈드니아코프 막심 치료사는 "워커뷰 재활 기기를 통해 골반과 무릎, 발목 등의 세부적인 움직임을 자세하게 볼 수 있어 유익했다"며 "특히 기기가 환자의 보행 능력 분석과 걸음 패턴을 분석한 자료도 제공해 더 세부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병원 측은 재활의학 임상과 연구 참관을 비롯해 한국어 수업과 문화 체험 등 우크라이나 의료진들이 교육과 휴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연수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우 병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절단 장애인이 최소 7만 5천 명에서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재활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우크라이나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충분히 쌓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