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EAI 북한연구센터 소장)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 컨퍼런스에서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 제공미국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동원해 베네수엘라를 기습,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자국으로 압송한 '베네수엘라 사태'가 연내 북미 협상 가능성을 높일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대북 압박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는 5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주최한 '한국의 주변국 외교 및 대북전략 컨퍼런스·대담회'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북한의 대외관계'를 주제로 발표한 박 교수는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등을 기습침공해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한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과 관련,
"그럴수록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초유의 '축출 작전'을 보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히려 핵무장에 더 매달릴 거라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반미(反美) 성향의 독재자란 점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유사성이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박 교수는 실제로 북한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등을 반면교사로 언급해온 점을 들어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사태가) 북미 간 핵 협상의 문턱을 좀 더 높일 가능성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시에,
이번을 계기로 북한의 경각심이 높아져 북미 대화가 빨라질 여지가 상당하다는 전망에 좀 더 힘을 실었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실제 군사적인 조치는 (누구도) 아마 예상을 못했을 것"이라며 "단순히 해안 봉쇄를 통해 마두로 정권을 계속 압박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했는데, (대통령을) 체포까지 했다는 것은 '실질적인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박 교수는 "이는 북한의 입장에서 적지 않은 긴장감을 갖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주요 지휘부 제거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떤 형태로든지 군사적 무력을 사용해 압박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화염과 분노'라는 말까지 써가며, 북한을 몰아세웠던 점도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도 (북측에) 대화를 하자고 제안을 할 텐데, 이를 계속 거부하는 것은 굉장히 큰 도전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즉, 미·북 간 협상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 시점으로는 올해 4월이나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이후를 지목했다.
이 자리에선 미·중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베네수엘라 사태를 해석하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전문가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베네수엘라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상 거점이란 점을 들어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대단히 강력한 미국의 (경고)메시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