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박스피라는 조롱을 뒤로하고 25년 나스닥 수익률의 3배를 기록하며 세계 1위에 등극한 코스피. 하지만 환희 뒤에는 소외된 개미들의 한숨과 역대급 상승에 대한 불안도 깊다. "지금이 혹시 팔 때일까?"라는 의문이 나오는 시점,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단호한 입장이다. "투자를 해서 돈을 벌겠다 한다면, 내년 1월과 2월 3월이 숫자로 봤을 때 화려한 시기일 겁니다. 이 때를 충분히 즐기시는 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확률 높은 선택이 아닐까요."
멀티플과 EPS의 조화
2025년의 기록적인 폭등은 환경의 산물이라는 게 윤 평론가의 분석이다. 그는 2025년 장세를 두 구간으로 나눈다. 상반기는 정부의 주식 우선주의 정책이 시장의 이름값을 높인 '멀티플(가치 평가 배수) 재평가' 구간이었고, 9월부터는 기업들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돈, 즉 'EPS(주당순이익)'가 주가를 밀어 올리는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결국 주가는 비즈니스라는 실체가 만든 '그림자'일 뿐이며, 지금은 그 실체가 어느 때보다 거대해진 시점이다.
삼성전자 이익 100조 시대…"재고가 없는데 주가를 왜 걱정하나"
유튜브 '경제적 본능' 캡처윤 평론가가 삼성전자 등 최근 잘나가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 낙관적인 이유는 현장에 있다. 지난 10월 반도체 재고가 2주치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그는, 재고가 없어 공급자인 기업이 가격 결정력를 쥐고 있는 현 상황이 마진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봤다. 윤 평론가는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85조 원 수준이지만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0조 원에서 최대 134조 원(노무라 증권 전망치)까지 도달할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물론, 코스피 지수 4,800선도 충분히 도달 가능한 목표가 된다"고 말했다.
"가장 바보 같은 짓은 일시적 고점에서 파는 것"
유튜브 '경제적 본능' 캡처25년을 돌아봤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사팔사팔' 매매법이다. 윤 평론가는 반하버비크의 '초과수익 바이블'을 인용하며, "고점과 저점을 맞출 수 있다는 착각이 수익률을 갉아먹는다"고 경고했다.
특히 "많이 올랐으니 팔고 덜 오른 종목을 사야지"라는 순환매 전략은 주도주 장세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그는 "고점은 지나봐야 아는 것이며, 경기에 균열이 생기거나 유동성이 급격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이익이 담보된 주도주를 꽉 쥐고 가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10% 내외의 조정은 강세장의 필수 요소일 뿐, 본질적인 하락 신호가 아니라는 뜻이다.
2026년 1분기, 수출 기업들의 '화려한 성적표'가 온다
윤 평론가는 2026년 1월부터 3월까지를 숫자가 '화려한 시기'로 꼽았다. 달력은 바뀌었지만, 9월부터 시작된 강력한 이익 성장세는 연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근거 중 하나는 '원화 약세(고환율)'다. 예로 든 것이 현대차그룹이나 하이브 같은 수출 주도형 기업들이다. 고환율은 앉아서 이익을 늘려주는 강력한 우군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