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류영주 기자쿠팡 새벽배송 중 사고로 숨진 고(故) 오승용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산업재해에 해당함이 상당하다 보인다"고 밝혔다.
오 씨는 쿠팡 협력업체 소속 택배기사로, 지난달 10일 새벽 제주시 오라2동에서 1톤 트럭을 몰다 전신주를 들이받아 중상을 입었고 같은 날 오후 숨졌다. 유족들은 청문회 방청석에서 "장례식장에 쿠팡 직원이 한 명도 오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연락조차 없었다"며 "사과하는 게 그렇게 힘드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박대준 전 쿠팡 대표. 연합뉴스이날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는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다른 노동자들의 유족도 발언에 나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는 쿠팡 관계자들을 향해 거친 표현으로 항의하며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헤매던 모든 순간이 김범석 의장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며 "김범석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오승용 씨의 누나 오혜리 씨도 "왜 이제 와서 사과하느냐"며 로저스 대표에게 답을 요구했고, 로저스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말로 죄송하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다만 산재 인정과 보상 요구에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3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박종민 기자이날 청문회에서는 쿠팡의 인사관리제도를 둘러싼 '퇴출성 운영' 논란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쿠팡이 개인 성과에 따라 직원 등급을 부여하고, 하위 10%에 해당하는 'LE' 등급 직원에게 성과개선계획(PIP)을 적용하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일부 직원들이 PIP 과정에서 과도한 과제와 압박이 이어지고,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퇴사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PIP 대상자의 30%가 권고사직, 19%가 전보·감봉 등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로저스 대표는 "PIP는 성과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한국 법령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합리적 기준과 정당한 직무 전환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위배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실태 확인을 거쳐 문제가 확인되면 시정조치 등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