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린 12ㆍ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서 김유진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공식 추모식이 정부 주관으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엄수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국토교통부, 전라남도, 광주시, 무안군은 29일 오전 10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1주기 추모식을 개최했다.
'기억하라 12·29,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다'를 주제로 오전 10시부터 열린 공식 추모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그리고 유족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이 열리기 전 오전 9시 3분, 광주·전남 전역에서는 1분 동안 희생자를 기리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의미의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2ㆍ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5.12.29 연합뉴스국민의례와 단체 묵념 이후 유가족 대표단 10명의 헌화를 시작으로 김 총리 외 정부 부처 관계자, 우 의장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차례로 단상에 헌화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추모사를 통해 "어떤 말로도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알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참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책임져야 할 곳이 분명히 책임을 지고, 작은 위협일지라도 방치하거나 지나치지 않는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희생자를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이 땅의 수많은 참사 현장을 살펴봤더니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졌음에도 그 참사들은 너무나 닮아있었다"면서 "이미 주어진 경고는 무시되었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고들이 쌓여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참사 당일엔 국가가 부재했고, 초기 진상규명보다 수습에만 급급했던 대응이 이어졌으며, 조사 과정에서 유가족은 배제됐다는 것과 명확하지 않은 대책과 형식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라는 구조가 모든 참사에서 나타났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김 대표는 "1년 전 오늘 사이렌을 끄고 달리는 구급차를 바라보며, 전원 사망이라는 자막 아래 우리들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그 순간 우리는 우리 가족을 살려달라는 기도를 멈추고 손가락 하나라도 찾게 해달라고,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고 낮은 기도를 드려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1년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지 말라는 말만 들으며 기록은 막혔고 조사는 멈췄다"면서 "유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 수많은 유언비어와 2차 가해로부터 보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 보장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는 피해자의 권리를 기억하며 자료 제출이 회피되는 일이 없도록 국회의 책임과 권한을 다하겠다"면서 "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총리실로 이관하는 것이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도록 실질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반 조건을 지속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사 전후로는 '별이 된 이름들,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영상 상영, 태국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여정이 담긴 '집으로 오는 길' 추모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집으로 오는 길' 공연에서는 희생된 179명의 희생자 이름이 일일이 호명돼 추모식에 참석한 내빈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곳곳에선 '돌려내!'와 같은 유가족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참사 1주기 추모식은 가수 이은미의 추모곡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 사고 발생 지점인 활주로의 여객기 착륙을 유도하는 로컬라이저 방위각 시설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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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