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한국배구연맹남자 프로배구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가 좀처럼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18일 오후 7시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원정 경기를 치른다. 길었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지난 14일 우리카드전 패배 이후 삼성화재는 9연패에 빠졌다. 이로써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V-리그 최다 우승, 챔피언결정전 7연패의 화려한 역사를 지닌 삼성화재로서는 뼈아픈 현실이다.
특히 2018-2019시즌 이후 7시즌 연속 봄 배구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최근 약체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시즌 역시 리그 5위에 머물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은 더 암울하게 흘러가고 있다. 3라운드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15경기에서 단 2승에 그쳤다. 승점은 7점으로, 6위 우리카드(승점 18)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지표도 처참하다. 올 시즌 공격 성공률 47.39%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주포 아히의 활약 덕분에 전 부문 최하위는 면했지만, 후위 공격을 제외한 서브와 블로킹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도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수비 지표 또한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도산지에게 지시 내리는 김상우 감독. 한국배구연맹
아시아쿼터 세터 도산지는 계륵으로 전락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7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쿼터로 세터를 선택했다. 키 203㎝의 장신 세터 도산지를 앞세워 토스와 네트 공격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시즌 초반 도산지는 세터임에도 블로킹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대를 모았지만, 공격수들과의 호흡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출전 시간도 점차 줄어들었고, 지난 14일 우리카드전에서는 1세트 막판 교체 투입됐으나 공을 한 번도 만지지 못한 채 다시 웜업존으로 돌아갔다.
남은 일정 역시 만만치 않다. 10연패 기로에 선 삼성화재는 18일 KB손해보험과 맞붙는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KB손해보험 또한 최근 4연패에 빠져 있지만, 홈에서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민대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KB손해보험은 '경민불패'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홈 경기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홈 승률은 71%(5승 2패)에 달한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3일 셧다운 패배 이후 나흘간 휴식을 취한 반면, 삼성화재는 14일 우리카드전에서 4세트까지 치러 체력 부담도 더 크다.
삼성화재는 이후 23일 한국전력 원정, 26일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순위와 관계없이 최근 흐름이 나쁘지 않은 팀인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