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채상병 보고에 임성근 "장화 신었어?" 수중 수색 인지했나

  • 0
  • 0
  • 폰트사이즈

법조

    채상병 보고에 임성근 "장화 신었어?" 수중 수색 인지했나

    • 0
    • 폰트사이즈

    임성근 전 사단장-채상병 직속상관 사이 통화 추가 공개
    "장화 신었어?" "수영은?"…사고 상황 구체적 확인 정황
    순직해병 특검, 지휘관 줄줄이 소환… '과실치사' 수사 속도
    임성근 "수중 수색 지시 안해, 상황 확인·구조 작전 위한 통화"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고(故) 채수근 상병의 2년 전 사고 당일, 임성근 전 1사단장과 채상병의 직속상관이던 이용민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제7대대장 사이의 통화가 추가로 공개됐다. 통화엔 임 전 사단장이 수중 수색 지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을 사는 추가 정황들이 나온다.
     
    31일 CBS노컷뉴스는 이 대대장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로부터 2023년 7월 19일 사고 당일 오전 9시 37분경 이루어진 통화 내용을 입수했다. 해당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은 이 대대장이 내린 '지침'을 묻고 채상병의 이름, 수영 가능 여부, 장화 착용 여부, 신장 등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며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해당 통화는 채상병 실종 이후 두 사람 사이 5번째로 이뤄진 통화라고 한다. 첫 통화는 실종자를 수색하던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시각으로부터 약 9분이 지난 오전 9시 13분쯤에 있었다.
     *현 시점 기준 이용민 전 대대장*현 시점 기준 이용민 전 대대장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임 전 사단장은 "물 어디까지 들어가라고 네가 지침을 줬느냐"고 묻는다. 이에 이 전 대대장은 "허리띠 밑으로 들어가라고 했다"라고 답한다. 임 전 사단장은 이어 "어떻게 상황을 몇 명, 네 명이었어?"라고 물으며 구체적 경위 파악에 나선다. 이 전 대대장은 "줄줄이 서서 삽질을 하다가, 삽질하던 중에 그 친구가 물에 빨려 들어가면서 나머지 친구들도 같이 들어가는…"이라고 답한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6월 21일 국회 '채상병 특검'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채상병이 물속에서 작전했다는 것을 알았던 건 실종 사고 이후 오후 7시쯤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당시 이 전 대대장 측은 임 전 사단장이 같은 날 오전 10시 48분 전화를 걸어와 '사고 경위'를 묻는 녹취를 공개 했다. 이번에 공개된 통화는 이보다 더 이른 사고 발생 30여 분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임 전 사단장이 사고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현 시점 기준 이 전 대대장*현 시점 기준 이 전 대대장 
    임 전 사단장은 채상병의 이름을 물으며 '채수근'이란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도 한다. 이 전 대대장인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린 직후 '허우적댔다'고 말하자, 임 전 사단장은 "물에 속도가 있어서 굉장히 빨리 지금 저 떠내려가거나 걔가 허우적댔다면 결국은 수영을 못 했다는 거 아니냐"며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도 한다. 그는 "180(cm) 정도 돼?"라고 물으며 채상병의 신장을 묻기도 한다.
     
    채상병이 '장화'를 신었는지도 확인한다. 채상병 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작년 작성한 조사보고서에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가슴 장화를 신어라' 등 구체적 수색 방법을 거론하는 바람에 채상병이 장화를 신고 수중 실종자 수색을 하게끔 함으로써 안전한 수색 활동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에는 급박했던 사고 당시 상황도 담겼다. 임 전 사단장이 "채수근이 먼저 빨려 내려갔고 그럼 옆에서 뭐 했어?"라고 묻자, 이 전 대대장은 "옆에 있던 다른 2명도 같은 현상으로 빨려 들어갔는데, 주변에 있는 사람이 삽으로 해서 그 두 명은 구했고, 나머지 한 명인 채수근만 저 바깥, 강 안쪽으로 이렇게"라고 설명했다.

    이는 CBS노컷뉴스가 지난 6월 최초로 입수한 사고 상황이 담긴 CCTV영상에 드러난 정황과도 부합한다. 당시 영상에는 강 하류를 향해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해병대원들 간 거리가 점차 벌어졌고, 이내 해병대원들이 급류에 휩쓸리는 모습이 담겼다. (관련기사: [단독]채상병 사고 영상 최초 공개…끝까지 고군분투한 해병들) 
    다만 사고 발생 30여 분이 지난 시점에 있었던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은 채상병의 구조와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수영 가능 여부, 키 등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상관들의 구조 책임 지시도 함께 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통화 내용의 취지 등을 묻는 CBS노컷뉴스 질문에 "해당 통화는 채 상병 사고 직후 긴급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수중 수색을 사전에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당시에는 채해병의 생존 가능성 판단과 탐색·구조 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며 "2년이 지난 지금 개별 발언의 맥락을 모두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통화의 본질은 분명히 사후 상황 확인과 구조 작전을 위한 정보 파악이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작전통제권도 없었기 때문에 채상병 사망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채상병 사망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지만, 이를 형사 처벌과 결부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실종자 수색의 일반적인 수색방법으로 꼼꼼하게 수색하라는 취지에서 바둑판식 수색을 언급하고 수색과 무관하게 가슴장화 확보를 언급한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에 모두 세 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지난 28일 이 전 대대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채상병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이 전 대대장이 당시 현장 대대장 중 선임이던 최진규 전 11포병대대장 지시에 따라 대원들에게 허리 높이까지 들어가 수색 작전을 벌이게 하다가 급류에 휩쓸리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전 대대장은 현장 지휘관으로서 과실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는 직접적인 책임은 당시 부대 전체를 총지휘하던 상관 임 전 사단장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특검 조사에서도 수중 수색이 무리한 지시임을 상부에 보고했으며, 지휘 체계상 최종적으로 이를 무력화한 임 전 사단장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채상병 과실치사 수사에 속도를 내며 수색 작전에 참여했던 현장 지휘관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과 최진규 전 대대장을 두 차례씩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