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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전한길이 띄운 '尹 복당'에…더 깊어진 '탄핵의 강'

    국힘 전대, 김문수·장동혁 vs 안철수·조경태

    당심(黨心) 8할인 본선, 반탄에 유리할 듯
    김문수, 뒤늦게 전한길 유튜브 출연한 이유
    찬탄파, 일제히 '윤어게인' 메시지 때리지만
    당심열세 극복카드 제시된 단일화 가능성 희박

    3일 오후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비전대회에 참석한 김문수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3일 오후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비전대회에 참석한 김문수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를 선출하는 8·22 전당대회 '4강(强)'의 윤곽이 드러났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4선)·장동혁(재선)·조경태(6선) 의원이 1차 컷오프(예비경선) 관문을 넘은 가운데 '무(無)계파 초선'을 내세웠던 주진우 의원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에 따라 '2 대 2'로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압도적 1강은 없지만, 본선에서 당심(黨心) 비중이 8할이란 점을 감안하면 반탄(탄핵 반대)파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중론이다. 선명성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복당'까지 거론되자, 일각에선 '탄핵의 강'이 더 깊어졌다는 탄식도 나온다.
     

    앞서가는 김문수·장동혁, 전한길 유튜브서 '윤어게인' 취지 발언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황우여 위원장은 전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여론조사가 반영된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합격선에 무난히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 김문수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 외 두 자리는 당의 중진인 안철수·조경태 의원에게 돌아갔다. 당원 투표 및 일반 여론조사가 50%씩 반영된 결과다. 규정상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인지도와 선수(選數·선거에 당선된 횟수)를 고려하면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는 반응이 많다.
     
    네 후보를 가르는 가장 뚜렷한 기준은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이어 여전히 탄핵 찬반이다. 반탄파로 분류되는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에 방점을 찍은 단일대오 노선을, 찬탄파인 안 의원과 조 의원은 '재창당' 수준의 내부 쇄신을 각각 강조해왔다.
     
    표면상 수적 평형이 이뤄진 셈인데, 당 안팎에선 반탄파를 아직도 우위로 보는 분위기다. 특히 당선권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김 전 장관의 경우, 당 후보로 6·3 대선을 치른 '프리미엄'이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수 백 억을 들여 '이미지 메이킹'을 해줬는데, 사실 선거에서 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선 캠페인이) 당을 이끌 리더십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반탄파의 대표 기수인 김 전 장관은 대선 경선 당시 찬탄 후보였던 한동훈 전 대표를 누르고 승기를 쥔 경험이 있다. 이에 더해, 전대 본선은 전체 80%인 당원투표(일반 국민 여론조사 20%)가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강성 당심을 겨냥한 메시지에 주력하고 있다.
     
    장 의원과 때 아닌 '친길(親전한길)'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전한길씨 등이 주최하는 보수유튜버 방송 출연을 보류했던 김 전 장관은 지난달 31일 테이프를 끊은 장 의원에 이어 전날 같은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장관은 전씨가 '당대표가 되고 윤 전 대통령이 입당을 원하면 받아주겠느냐'는 질문에 "입당하시면 당연히 받겠다"고 답했다. 또 "그분이 계엄을 해서 누가 죽었거나 다쳤거나 (하는 것 없이) 6시간 만에 (국회 표결로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격한 발언은 앞서 윤 전 대통령 면회 계획을 밝힌 장 의원을 의식한 '의도적 우향우'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장관이 내란특검의 윤 전 대통령 수사를 두고 '반(反)인권적'이라며 때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찬탄' 단일화 필요성 제기에도…안철수·조경태 따로 갈 듯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5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열린 시민과 소통하는 토크 버스킹 '철수형은 듣고 싶어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5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열린 시민과 소통하는 토크 버스킹 '철수형은 듣고 싶어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찬탄파인 안 의원과 조 의원은 '윤 어게인(Yoon Again)'에 수렴 중인 반탄파를 한 목소리로 비판 중이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전 장관의 발언과 관련, "친길 당대표 후보의 '윤 어게인' 본색이 드러났다. 참담한 말씀"이라며 "대선 유세 때마다 저와 함께 현장에서 국민께 드린 사과는 무엇인가. 제가 알던 김문수 후보는 어디로 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질타했다.
     
    조 의원 또한 "'폭력을 행사했지만 다친 사람이 없고, 칼을 휘둘렀지만 죽은 사람이 없다. 그래서 죄가 없다'가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하물며 총칼로 국민을 대상으로 위헌·불법 비상계엄을 저지른 자의 입당을 입에 담다니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두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이 합쳐진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적잖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당심에서의 열세를 뒤집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찬탄파가 당권을 잡을 확률을 높이려면, '후보 단일화'는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자체 단일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 사람은 계엄·탄핵 국면에 빚이 없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선 생각이 같지만, 혁신의 각론에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대선 백서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인적 쇄신을 추진하자는 의견인 반면, 조 의원은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 당시 한남동 관저를 찾은 당 의원 45명을 쇄신 대상으로 특정한 상태다.
     
    단일화를 계속 띄우는 쪽은 조경태 의원이다. 조 의원은 전날도 "안 후보님께서 제안하시는 후보 단일화 방안이 있다면 그대로 수용하겠다"며 '반극우 혁신후보 단일화'를 거듭 촉구했다. 반탄파에 당을 내주면 '내란당' 프레임을 벗을 길이 없고, 이는 곧 정당 해산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최종 결선은 '김문수 대 안철수'의 싸움이 될 거라 보는 안 의원 측은 조 의원의 러브콜에 굳이 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정당 지지율이 10%대 중반까지 추락하지 않았나. 혁신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일화 없이도 역전승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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