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한미 통상협정 타결로 부산 지역 관련 업계는 당장 한숨 돌렸지만, 장기적으로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협상이 구체화하면 미국이 자국에 제조업 공급망을 두려는 움직임을 강화해 결국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31일 부산 지역 관련 업계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자동차에 적용하는 품목 관세를 기존 25%에서 15% 낮춘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일단 관세율이 확정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협정을 통해 관세장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우리 수출기업의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며 "지역경제 측면에서 핵심 산업인 조선·기자재산업이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전용 펀드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분에서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 12.5%, EU 15%로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아 한숨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로 무관세 혜택을 누렸지만, 관세가 단번에 15%포인트 오른 만큼, 앞으로 브랜드 인지도, 차량 성능, 서비스 품질 등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압박이 거셀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이 '제조업 부흥'을 전면에 내걸고 자국 이익 중심의 공격적인 협상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합의는 이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미국이 자국에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압박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부산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장기적으로 물량이 줄 수밖에 없다.
또,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펀드도 미국 조선업의 르네상스를 다시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협력 펀드를 두고 한미가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 내용이 쏟아져 다소 혼란스럽지만, 앞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조선·기자재업은 일단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의 전략이 나와야 이에 맞춰 대응할 방침이다. 또, 미국 조선소 인수·확장,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조선 기자재 등 우리 기업 수요에 기반한 구체적인 안을 포함하는 것이 관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체수 기준 부산에서 조선기자재는 22.3%로 전국 2위, 매출액은 7.9%를 차지한다.
반도체, 이차전지, 원전 등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해 2천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력 투자도 부산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부산에 관련 업종이 거의 없는 데다, 이차전지 앵커 업체인 금양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동남권 지역에 자동차 부품 핵심 업종과 조선기자재 업계가 많아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 큰틀에서 불확실성이 해결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앞으로 지역 기업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세밀하고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