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 캡처홍콩의 유명 배우들이 해외에서 열린 문화 교류 행사에서 반중 성향의 가수와 함께 사진을 찍은 사실이 공개되며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논란이 커지자 결국 공개 사과에 나섰다.
영화 첨밀밀과 무간도 등 홍콩 영화에 조연으로 주로 출연한 에릭창(쩡즈웨이)과 '원 섬머 나잇(One Summer Night)'을 부른 가수 겸 배우 아비(중전타오)가 최근 자신의 웨이보(중국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근 말레이시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문화 교류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두 사람은 행사 자리에서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으로 반중 성향의 가수 나미위(Namewee)와 만나 함께 사진을 찍었고, 나미위가 자신의 SNS에 이 사진을 올리자 웨이보 등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이에 에릭창은 21일 웨이보에 사과문을 올리고 "중국인으로서 저는 항상 국민의 존엄과 국민 정서를 수호하는 데 헌신해 왔다"면서 "해당 사진을 순전히 공적인 자리에서 예의상 찍은 사진"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저는 그 인물(나미위)의 배경과 과거 행적을 알지 못했다"면서 "만약 관련 상황을 미리 알았더라면, 저는 그 사람과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비 역시 전날 웨이보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해당 인물의 입장을 미리 알았더라면 어떤 접촉도 완전히 피했을 것"이라며 "이 사건은 의도치 않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중국 국민으로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꾸준히 애국심을 실천하고 국민의 존엄과 민족 정서를 굳건히 수호해 왔다"고 강조했다.
나미위는 지난 2021년 10월에 유튜브로 '유리심장'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공개했는데, 과도한 애국주의로 무장한 중국의 젊은 세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중국인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해당 노래는 중국 주요 음악 플랫폼에서 삭제됐고, 나미위의 웨이보 계정도 폐쇄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논란 역시 나미위 자신이 비판했던 중국 젊은 세대의 애국주의가 다시 한번 발동한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