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세력을 표상하는 전한길씨에 대한 징계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당대회 국면과 맞물리면서 지도부에서도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씨는 전유관이라는 본명으로 얼마 전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실이 본인 공개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중앙당이나 시당 윤리위원회에서 과거 행실 등을 문제 삼으면 출당 등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21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전한길씨 과거 행동이나 발언이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는지 중앙당, 서울시당에서 살펴보기로 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1일 회의 직후 취재진에게 "서울시당으로 하여금 전한길씨 언행에 대해 조사를 검토해서 별도로 보고하도록 오늘 다시 한번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예를 들어 우리당은 계엄을 반대해왔는데 (전씨가)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등 우리 당이 가는 길과 맞지 않다"면서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전한길씨 입당이 처음 알려진 지난 17일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페이스북에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고 밝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하루 뒤인 18일 "여러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전한길씨 언행에 대한 확인과 함께 당헌·당규에 따른 적절한 조치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라며 기류 변화를 드러냈다. 그러다 이날 전씨에 대한 '조사 지시'까지 대응 수위를 높인 것.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연합뉴스이 과정에는 전한길, 즉 윤석열 세력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당내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일원인 조은희 비대위원은 최근 전씨를 겨냥해 "부정선거 주장을 계속하려면 황교안씨가 이끄는 '자유와 혁신'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도 송언석 현 비대위원장을 향해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계엄을 옹호하는 전한길씨를 즉각 출당하라"고 요구했다.
차기 당대표 후보군들도 전한길 징계론을 선명하게 내걸고 있다. 찬탄파(탄핵 찬성파)가 주도적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한동훈 전 대표가 "전한길 강사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며 가장 먼저 고삐를 당겼다.
이후 안철수 의원이 "전한길은 결국 우리를 불지옥의 낭떠러지로 몰고 갈 것"이라고 했고, 조경태 의원은 "제가 당대표가 되면 그런 세력을 솎아내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김문수 전 대선후보는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 중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입당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주자는 아니지만 윤상현 의원의 경우 이날 기자와 만나 "무조건 뺄셈 정치보다는 전한길 선생의 가치가 무엇인지 만나서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