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부실 병역 복무 의혹과 관련해 "회사와 상의한 것은 물론 병무청의 공식 수학 승인을 받아 박사 과정을 밟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배 후보자는 2~3년 안에 한국형 소버린 인공지능(AI)을 만들겠다며 AI 발전을 강조했다.
부실 병역 논란에 "병무청 공식 승인 받아…3~4인분 역할 했다"
배 후보자는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전문 연구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본인 스펙을 쌓기 위해 제도를 활용한 게 아닌가"라고 묻는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지적에 "회사와 상의한 것은 물론 병무청의 공식 수학 승인을 받아 박사 과정을 밟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배 후보자는 2003년 9월25일부터 2008년 5월까지 3R,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 기업 3곳에서 전문 연구요원으로 복무할 당시 광운대 박사 과정과 미국 캘리포니아 서던대학교 MBA 등을 수료해 부실 복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배 후보자는 "온라인 과정이었기 때문에 4개월 만에 끝냈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오해할 수 있지만 병역 복무 기간 일에 충실했다"고 해명했다. 구체적으로 "정상적으로 전문 연구요원으로 편입했다. 한 차례 이직했고, 이후 회사와 지도 교수, 병무청의 승인을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며 "박사 수학 승인은 병역 복무 기간이 아니다. 회사 측에서 회사를 다니며 박사 과정을 파트타임으로 밟으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배 후보자는 또 해당 회사가 폐업한 2개월이 병역 기간으로 산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연구소가 청산되는 데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며 "앞서 한 차례 편입을 했기 때문에 (더 편입할 수 없어) 연구소가 청산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폐업 이후 월급을 받지 못했지만 매일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배 후보자가 직원 평균 연봉 2800만원보다 높은 4천만원대 급여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특수관계가 전혀 없었다"며 "이직한 업체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 전문 연구요원으로 여러 일을 하면서 3~4인분의 역할을 했다 보니 연구소장이 특별 인센티브를 줬다"고 해명했다.
가상자산 거래내역 제출 요구 거부에 대해서는 "어떤 가상자산을 보유했었는지 알려진다면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상화폐는 합법적 거래소에서 거래했고 최근 거의 이용하지 않아 휴면 계정이 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무위원으로 지명되고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보유한 가상자산을 모두 처리하고 계좌를 해지했다"고 부연했다.
배 후보자는 또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LG AI 연구원 원장직을 사직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사에 사직을 의뢰했했지만 6월30일 자로 퇴직 처리됐다"며 "회사 조직의 대표였기 때문에 처리에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이고 AI 관련 중요 발표가 이달에 있어 후임자도 정하지 않은 채 회사에서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웠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3년 안에 소버린 AI 만들어야"…제4 이동통신 필요성 공감도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에 붙인 '최민희 위원장 규탄' 피켓을 최 위원장이 회의에 방해가 된다며 경위를 통해 제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비롯해 청문회 내내 수차례 AI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소버린 AI 구축 계획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 질의에 "굉장희 높은 수준의 목표지만 재임 기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2~3년 안에 대한민국의 AI 대전환을 위해 소버린 AI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소버린 AI는 주권형 인공지능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술 선점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만의 주체적인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배 후보자는 "대한민국 정부와 민간기업 모두 (소버린 AI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계획한 대로 잘 추진할 수 있다면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AI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기술적 부분만 보면 한국도 글로벌 수준과 동등한 수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지금 한국에 가장 부족한 부분은 인프라"라며 "현재는 기본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조차 한국에 없다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AI를 19차례나 언급하며 "AI 3대 강국 도약 실현을 위해 AI 생태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국가 AI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적 과학기술과 AI는 우리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동력을 공급하고 안전과 신뢰에 기반한 합리화 효율을 국가 전체에 확산시키는 원천"이라며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첨단 GPU 확보 등 AI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고 민간에서도 AI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배 후보자는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관련 조사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제4이동통신 설립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 후보자는 국민의 통신료 절감을 위해 제4 이동통신이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의 질의에 "장관에 임명되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SK텔레콤 유출 사태에 대해서는 "이동통신 3사의 과점으로 인한 대표적인 국민 피해 사례"라며 "제4 이동통신을 통해 3사의 사실상 담합 구조를 깨고 국민의 통신료를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갈등으로 청문회 오전에 두 차례 파행 빚기도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에 최민희 위원장 규탄 피켓을 다시 붙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날 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야 갈등으로 두 차례 파행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했다가 약 10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여야 위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 등 문구의 피켓을 회의장에 비치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앞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내용의 '방송 3법' 개정안이 지난 7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되자 이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 위원장은 "의제와 상관없는 피켓이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데 방해되는 물건으로 판단했다"며 국회법 145조(회의 질서유지)를 근거로 산회를 선포했다.
이후 오전 11시20분쯤 전체회의가 다시 개회됐지만 여야 위원들의 충돌은 이어졌다.
야당 간사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노트북 앞에 붙인 피켓이 회의 진행에 방해된다고 결정한 전례가 없다"며 "민주당 역시 야당 시절에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만일 최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이라는 이름으로 회의를 강행한다면 매우 큰 오명을 남기고 나쁜 기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 의원은 "민주당은 야당 시절 단 한 차례도 피켓을 둔 적이 없다"며 "방송 3법도 야당 위원 세 분이 전체회의에 참석해 표결로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게 회의 진행 방해가 아니라면 무엇이 진행 방해냐"라며 "앞에 피켓이 있어서 집중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 간사의 발언을 들은 최 위원장은 국회 경위 관계자에 "국회법에 따라 피켓을 뗄 것을 요청한다"고 지시했다가 국민의힘 위원들이 반발하자 정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