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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친윤 간판 걸고 계파 싸움…힘 못 받는 '대여 투쟁'

    송언석 비대위 첫날부터 용산으로 달려갔지만…

    국민의힘, 대여투쟁 시동 걸지만
    전면에 있는 친윤에 주목도 못 끌고 잡음만
    내부적으론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 갈등 징조
    상법개정안 단독처리 움직임에 뒤늦게 대화 시도

    국민의힘 송언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송언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첫날부터 대통령실 앞에서 의원총회를 여는 등 대여·대정부 투쟁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당내 상황 탓에 힘은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친윤(윤석열)계가 다시 전면에 다시 배치되면서 당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또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지도체제 변경' 이야기는 계파간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전향적 검토로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자 뒤늦게 대화를 시도하는 등 끌려 다니는 모습에 가깝다.

    친윤, 다시 당 전면으로…곳곳에서 잡음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전날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송언석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

    대구·경북(TK) 3선이자 친윤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오른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올랐다. 비대위원에는 박덕흠(4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조은희(재선·서울 서초갑), 김대식(초선·부산 사상) 의원이 임명됐다. 원외에선 박진호(경기 김포갑), 홍형선(경기 화성갑) 당협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활동한다.

    친윤 인사들이 전면에 재등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는 물론 체포를 저지하겠다며 한남동 현장에 간 인물들이 대다수다. 박덕흠, 조은희 의원은 물론 박진호, 홍형선 위원장 모두 한남동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송 원내대표는 길어야 두 달짜리 관리형 비대위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친윤이 다시 전면에 배치됨에 따라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양향자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핵심은 인적쇄신이다. '혹시 나인가?'하는 사람은 제발 뒷자리로 물러서라"며 친윤계를 겨냥해 비판했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의 국회 텐트 농성으로 시작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의 설전은 친윤과 친한의 갈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나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 지명 철회 △법제사법위원장 반환 등을 요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넓고 쾌적한 국회 본청에서 최고급 같은 텐트를 치고,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 드시면서,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화보 찍듯 활짝 웃고, 손 선풍기 앞에 놓고 책을 읽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걸 농성이라고 생각할까"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의 나의 농성에 대한 발언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 "(김 전 최고위원의) 주적이 민주당보다는 비한(非韓)인 나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이 다시 "내가 보기에 진짜 해당 행위는 불법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예찬하며 관저 앞에서 지지 시위를 한 것. 그 한복판에 나 의원이 있다. 새벽에 당내 쿠데타로 친윤 지도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에 대해선 시위는 고사하고 왜 침묵했는가"라고 반문하며 계파 다툼으로 번졌다.

    지도체제 두고도 계파 신경전…송언석은 불쾌감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행 단일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바꿀 것이란 말이 나오면서 이 또한 계파간 미묘한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현행 단일 지도체제는 당 대표가 '원톱'으로 지도부를 이끌지만, 집단 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권한을 나눠 갖는다.

    이러한 이야기가 떠돌자 당장 친한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안 그래도 지금 당이 갈라져 있는데 여러 명이 의논해서 추진이 되겠냐"며 "한동훈 전 당대표가 (다시) 당대표가 될까 싶어서 미리 막아서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집단 지도체제 얘기가 나오는 것은 친윤의 경우 내세울 후보가 없어서"라고 주장했다.

    계파간 신경전의 모습이 보이자 송언석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왜 자꾸 그런 이야기들(지도체제 변경)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마치 누군가 작업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집단 지도체제에 대해서는 최소한 저는 얘기한 적이 없다. 지금 당장 도입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상법개정안도 與처리 움직임에…뒤늦게 대화 시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외부적으로는 민주당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을 3일 단독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민의힘은 뒤늦게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대화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내란 동조, 민생 방해 세력과의 원칙 없는 협상이나 타협은 하지 않겠다"며 법안 처리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에 송언석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의원총회가 끝난 뒤 "자본시장법만으로는 주주가치를 충분히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대 입장을 철회한 국민의힘은 먼저 원내대표간 회동을 제안하며 논의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사충실의무 확대 등 일부 조항은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 족쇄를 채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양당은 이날 법사위 1소위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한다. "여야 이견을 충분히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양당 이견이 큰 상황이어서 합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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