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경우,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이뤄졌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깜짝 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관련된 질문에 "북한 입장에선 '좋다, 당신들의 능력을 알았으니 이제 대화하자'고 말할 외교적 공간이 생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있는 그의 친구(김정은)를 좋아한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다"며 "그가 10월 말 APEC 회의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또다시 판문점에서 북한 지도자와 만날지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차 석좌는 또 이번 이란 공습의 여파 중 하나로 "북한의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 공습을 지켜보며, 자국에도 미국 폭격기가 날아와 폭탄을 투하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핵무기를 억제 수단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을 것"이라며 "결국 핵무장이 정답이라는 기존의 믿음을 재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김정은 총비서 입장에선 이란처럼 자국이 공습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만 기대는 대신, 미국 지도자와의 대화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목적은 북한과 이란의 무기 협력, 핵 개발 등 미래의 포식적 행동을 막는 데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아직은 초기 단계로, 북미 간 대화가 실제로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과 이란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과거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를 건설한 사례처럼, 그런 전례가 없던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북한의 움직임은 러시아 파병처럼 감시의 사각지대를 타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