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폐기물 처리시설 사업자 노부모 집에서 반대 집회 '논란'[영상]

LIVE

사업 반대 측, 사업자 노부모 집 앞 집회·현수막 도배
노부모 "불안·우울 극심…우리 무관하니 이제 그만하길"
"노부모가 사업 자리 주선 책임 있어…계속 이어갈 것"

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선다고 알려지면서 주민 반발이 일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광령1리 전경. 이창준 크리에이터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선다고 알려지면서 주민 반발이 일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광령1리 전경. 이창준 크리에이터
제주시 애월읍 광령1리에서 폐기물 처리 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가 연일 이어지면서 애꿎은 이들에게 불똥이 튀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불똥이 튄 당사자는 바로 사업자의 노부모.

노부모는 자신들이 사업과 무관한데도 주거지 앞에서 연일 집회가 열린 탓에 극심한 불안과 우울 증세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집회 주최 측은 노부모가 사업 자리를 주선했다며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 파괴·건강 악화"…폐기물 처리 시설 반대

지난 24일 오후 6시 제주시 광령1리. 마을에 들어서자 동네를 뒤덮은 '폐기물 처리 시설 반대' 현수막들이 눈에 띄었다.

1시간 뒤 광령1리교차로로 주민 6명이 성난 표정을 하며 모였다. 이들은 스피커를 크게 튼 뒤 피켓을 들고 "폐기물 시설 추진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폐기물 처리 시설 추진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 광령1리 종합폐기물 처리 시설 비대위 제공폐기물 처리 시설 추진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 광령1리 종합폐기물 처리 시설 비대위 제공
주민들이 반발하는 사업은 광령리 8595㎡ 부지에 연면적 965㎡ 규모의 종합폐기물 처리 시설을 짓는 내용이다.

폐플라스틱과 폐목재, 폐유리 등을 하루 최대 26톤까지 처리하며, 지난해 12월 사업 계획에 대한 승인과 사전협의 등이 이뤄졌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폐기물 처리 시설이 마을 환경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며 반발했다.

또 당초엔 플라스틱만 처리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종합 폐기물 사업이었다며 주민을 속였다는 등의 주장도 하고 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지난 4월 30일부터 현재까지 두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에서 사업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업자 노부모 집 앞 집회…"왜 우리한테" 울분

최근 갈등이 고조된 이유는 집회가 진행되는 장소 때문이다. 집회는 사업자 A씨의 노부모가 거주하는 주택 앞 도로에서 열리고 있다. 또 집 주변에는 '단결투쟁'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수십 개가 부착돼 있다.

이날 자택에서 취재진과 만난 노부모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폐기물 처리 시설 반대 집회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업자의 노부모가 집 앞에 걸린 현수막을 가리키고 있다. 이창준 크리에이터 폐기물 처리 시설 반대 집회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업자의 노부모가 집 앞에 걸린 현수막을 가리키고 있다. 이창준 크리에이터
A씨의 아버지 홍모(78)씨는 "매일 시위하니까 괴롭다. 마을이 우리한테 강압적으로 한다"며 "친했던 사람들인데 우리를 마을에서 제명한다고 한다"며 가슴을 쳤다.

A씨의 어머니 김모(74)씨는 "거기 현장 가서 시위해라. 우리는 아무 상관도 없다"며 "잠도 못자고 머리도 아파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노부모의 딸 홍곤정(47)씨는 "부모님이 이가 몽땅 빠지거나 우울과 불안이 심해져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오빠 사업이니 거기 가서 집회하라"고 격분했다.

◇반대 측 "부모도 사업 책임 있어…집회 이어갈 것"

반면 사업 반대 측은 A씨의 노부모도 사업에 참여한 부분이 있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진종오 광령1리 이장은 "A씨가 이사 갔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집을 드나드는 것을 봤다"며 "부모도 사업 추진을 위해 자리를 주선한 적 있다. 자식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진종오 이장은 특히 "노부모가 죽겠다고 하는데 사업 때문에 마을 전체가 죽게 생겼다"며 "우리도 이러고 싶지 않지만 집회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1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