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첫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총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과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인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배경훈, 외교부에 조현, 통일부에 정동영, 국방부에 안규백, 국가보훈부에 권오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송미령, 환경부에 김성환, 고용노동부에 김영훈, 여성가족부에 강선우, 해양수산부에 전재수, 중소벤처기업부에 한성숙 장관 후보자 등이다.
신임 국무조정실장엔 국무조정실 1, 2차장 및 사회수석을 역임한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이 임명됐다.
우선 안보·외교 분야에는 상징성과 업무 전문성이 고려됐다.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만약 임명된다면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이 된다.
강 비서실장은 안 의원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해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평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민주당 정동영 의원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 외교부 장관 후보자인 조현 전 외교부 차관은 "양자외교와 다자외교 모두의 경험이 풍부하고 통상 문제에도 밝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선에서 진영 간 통합과 실용주의 기조도 드러냈다.
강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유임됐다면서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송 후보자가 민주당이 추진하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에 반대 의사를 표한 데 대해 "과거에 어떤 활동과 결정을 하셨든 간에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2023년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자녀 불법 증여 의혹에 대해선 "지난 정부 청문회를 거쳐 온 후보자를 별도로 강화해서 보는 절차를 거치진 않았다"며 "오히려 중점적으로 본 지점은 윤석열 정부에서 일했다고 하더라도 계엄이나 내란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적이 없고, 본인 소신을 가지고 활동해왔으며 이재명 정부의 가치와 지향해 동의한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는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명됐다. 강 비서실장은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윗줄 왼쪽부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아래 줄 왼쪽부터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된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연합뉴스대통령실은 과학기술, 산업 분야에서 영입한 후보자들에도 힘을 실었다.
과기부 장관 후보자인 배경훈 LG AI연구원장에 대해서는 "AI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 등으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어렵게 모신 전문가"라고 말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라인, 네이버웹툰 등에서 혁신을 이끌었고, '포춘 인터내셔널 파워우먼 50'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며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강 비서실장은 "발표한 장관 후보자 일부는 국민추천제의 추천 인물 리스트에도 포함돼 있다"며 "후보자 지명에는 공익을 위해 일해 줄 것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와 관련해 "중동분쟁 등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흐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청문 절차 등이 빠르게 진행돼 당면한 위기에 내각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비서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구성원 후보자들은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을 이끄는 행정부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성과를 통해 기대에 부응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