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초입에서 유턴한 유조선 2척의 항로 기록. 연합뉴스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빈손으로 유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이 봉쇄를 추진중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 해운업계는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 들어서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미국의 이란 폭격 직후인 22일(현지시간) 항로를 급히 변경해 정반대 방향인 아라비아해 쪽으로 되돌아갔다.
두 유조선의 항로 변경에는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들 유조선은 각각 한 번에 200만 배럴까지 선적할 수 있는 규모지만 이란의 봉쇄 추진으로 초긴장 상태에 놓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빈손으로 회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의회는 미국의 폭격에 대응해 이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현재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지나는 유조선. 연합뉴스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4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전 세계 해상 운송량의 5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항로가 한정돼 있으며, 대부분의 해로는 이란 영해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해운업계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세계 최다 유조선 보유국인 그리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그리스 해양부는 해협 통과를 계획 중인 선박의 소유주와 해운사에 보낸 통지문에서 항로 재검토와 인근 안전 항구 대기를 권고했다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
중동 지역 선박에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 연합인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미국과 관련된 해운업체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고 잠재적인 항로 변경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무과한 선박에 대한 위협 수준은 현재 상대적으로 낮지만 관련 지침을 준수하고 의심스러운 상황은 모두 보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