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전경. 김한영 기자광주시의 '영산강 익사이팅존' 설계 공모 특혜 의혹을 수수하는 경찰이 수사는 매뉴얼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제기한 무리한 수사 지적에는 말을 아꼈다.
박성주 광주경찰청장은 19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는 임의수사든 강제수사든 수사 단계에 따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며 "강제수사는 반드시 필요 최소한의 원칙을 지킨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수색 역시 연간 1만 5천 건 이상 진행되는 일반적인 수사 절차의 하나다"며 "이 중 실물 확보를 위한 대물 압수수색이 4천여 건이며 광주시청에 대한 압수수색도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영산강 익사이팅존 사업은 강기정 시장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오는 2027년까지 북구 동림동 산동교 일대에 총 416억 원(국비 98억 원·시비 318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 물역사 테마체험관과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아시아 물역사 테마체험관은 국제 설계 공모를 통해 지난 3월 ㈜리가온건축사사무소와 ㈜디아이지엔지어링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제출한 '경계 없는 풍경'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공모 결과 발표가 갑자기 연기되고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 등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광주경찰청이 지난 5일 설계 공모 당선작 선정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광주시 관련부서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조시영 기자
이에 따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5일 광주시청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된 공무원 2명을 17일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공모 지침을 위반한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된 과정에서 기술 검토 보고서가 당선작에 유리하게 수정됐다는 의혹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러한 수사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강 시장은 지난 5일 열린 직원 정례조회에서서 "익사이팅존 사업은 이미 법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가처분에 대한 항소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경찰이 수사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경찰을 향해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비판했을 뿐 아니라 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박성주 광주경찰청장에게 항의 전화까지 걸었다.
박 청장은 "필요한 자료는 임의 제출이나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며 "광주시가 당시 요구한 사항은 '빠른 시일 내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었고 경찰 역시 같은 입장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