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은 94%로 남성에 비해 도드라지게 높으며, 특히 폐경기를 지나면서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는 중년 여성에게는 예고 없이 더 잘 찾아온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멀쩡히 걷다가도 넘어지면서 큰 골절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장기적인 요양이 불가피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 황인철 주임 과장은 CBS 경제연구실 채널의 '의사결정' 유튜브에 출연해
"골다공증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어 뼈가 부러진 후에야 이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이미 늦은 상태일 때가 많다"며
"여성은 남성보다 골다공증에 훨씬 더 취약하고, 대부분이 50대 이후부터 발병되기 때문에 중년 여성이라면 반드시 미리 골다공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젠 감소로 뼈 약해져
황 주임 과장은 여성의 뼈 건강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뼈를 만드는 데에도 많은 관여를 하는데, 이 호르몬이 확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에는 뼈가 급격히 약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뼈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특별한 전조증상도 없어 황 교수는 병원에 방문해 자신의 뼈 상태를 수시로 자주 확인할 것을 추천했다.
황 주임 과장은 또 '뼈 좀 부러진다고 죽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은 틀린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어릴 때는 골절을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골다공증으로 뼈가 무너지게 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이 외에도 뼈 골절로 주변의 혈관이나 근육이 손상돼 합병증의 우려가 크고, 노인들이 골절로 움직임이 적어지게 되면 근육 손실·심혈관 문제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단순한 골절 이상의 위험이 있다.
54세·60세·66세는 꼭 골밀도 검사받아야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황인철 주임 과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골다공증은 전조증상이 없는 만큼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국가에서는 올해부터 여성에게 54세, 60세, 66세에 총 3번 무료 검사를 제공한다. 해당 나이의 여성이라면 이러한 검사들은 놓치지 않고 꼭 받는 것이 좋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T-Score(골밀도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1.0 이상이면 정상, 1.0~2.5 사이라면 골다공증의 전 단계인 골감소증, 2.5 이하의 수치가 나오면 골다공증으로 간주한다. 평상시에 영양이 불규칙했던 사람이나 젊었을 때 과도한 다이어트를 많이 한 사람, 음주, 흡연이 잦았던 사람, 갑작스러운 골절이 많았던 사람, 조기 폐경이 온 사람 등은 골다공증 위험이 큰 위험군이라 할 수 있는 경우이므로, 이러한 사람들은 꼭 중간중간 나의 뼈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뼈에 자극이 되는 운동이라면 '어떤 것이든 좋아'
뼈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될까? 황 주임 과장은
"많은 환자들이 골다공증에 좋은 운동을 자주 물어보는데, 뼈가 단단해지기 위해선 자극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 좋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간단히 벽을 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도 뼈에 자극이 된다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집에서 할 수 있는 플랭크나 가벼운 걷기 운동도 추천했다. 다만 황 주임 과장은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경고했다. 처음부터 많은 자극을 주겠다고 평소에 안 하던 높은 산을 오르거나 과도한 무게를 들어 올리는 격한 운동을 하다가는 오히려 무릎과 관절 등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골은 뼈에 큰 도움 안 돼… 비타민D 신경 써야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황인철 주임 과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왠지 뼈를 위한 음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뼈를 오랫동안 고아서 만든 '사골국'이나 '도가니탕'과 같은 연골 요리이다. 언뜻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이러한 음식들은 아직 의학적으로 뼈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우리가 특정 음식을 섭취했다고 해서 음식의 성분이 그대로 뼈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 큰 효과가 없다. 오히려 사골은 여러 번 끓일수록 인 성분이 증가해 칼슘이 몸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뼈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하게 들어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황 주임 과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칼슘도 중요하지만 비타민D를 더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뼈 건강을 위해서는 달걀, 버섯, 고등어 같은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을 의식적으로 챙겨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