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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광양 동호안 ''석회동굴'' 미스터리

    • 2009-09-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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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르포-광양만이 죽어간다①]포스코 광양제철소 제방붕괴

    지난 달 23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제방붕괴사고로 오폐수가 유출돼 인근 해역에 심각한 환경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광양만 오폐수 유출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사고 이전부터 오폐수가 유출됐을 가능성과 붕괴책임 등에 대해 이틀에 걸쳐 집중보도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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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3일 새벽 5시쯤, 오폐수와 슬래그(제강작업 뒤 남은 찌꺼기)를 가둬둔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동쪽 호안(Revetment ; 침식 방지를 위해 설치한 공작물) 제방이 붕괴됐다.

    사고 결과 약 300m 정도의 제방도로가 바다 방향으로 4m 가량 밀려났으며, 제방 안쪽의 각종 오폐수와 제방과 맞닿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침출수가 인근 광양만으로 흘러나와 지역 생태계가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됐다.

    ◈제방 아래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석회동굴(?)

    그런데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붕괴된 제방 내부를 소형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제방 아래에 석회동굴로 추정되는 거대한 동굴이 자리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폐수를 가둬두기 위해 만든 제방 아래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촬영 사진을 살펴보면, 석회종유석으로 보이는 광물질이 동굴 천정에 매달려 있으며, 그 아래로는 물이 흐르고 있다.

    순천대 사진예술학과 손영호 교수는 "렌즈특성을 고려할 때, 이 동굴의 직경이 40cm에서 1m 정도로 보인다"며 "동굴의 길이도 최소 10m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화학반응 형성동굴일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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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에서 약 2.5m 깊이에 자리잡은 이 동굴의 주변 재질은 철강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슬래그(Slag)시멘트.[BestNocut_R]

    슬래그시멘트의 주성분은 산화칼슘(CaO)으로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물과 닿게 되면 화학반응을 거쳐 천천히 녹아내릴 수 있다.

    이는 석회동굴의 생성과정과도 일부 유사한 것으로 제방 아래 슬래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동호안 안쪽의 담수에 의해 천천히 녹아내렸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때문에 제방에 생긴 동굴로 제방이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동굴을 통해 오래 전부터 동호안의 오폐수가 흘러나왔을 의혹마저 제기된다.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김장호 교수는 "슬래그가 완전히 굳기 전에 물에 닿게 되면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동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와 어민들 ''오래 전부터 오폐수 유출된 증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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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단체들과 어민들은 이에 대해 오래 전부터 동호안에서 오폐수가 유출된 증거라고 주장한다.

    김영현 광양어민회 회장은 "석회동굴을 통해 수년간 동호안의 오폐수가 유출됐다는 의미"라며 "그런데도 광양제철소 측은 그동안 물이 새어나가지 않는다고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그동안 동호안 바깥 광양만에서 물고기와 조개들이 계속 죽어왔다"며 "어민들이 고기를 잡지 못해 여수나 남해 앞바다까지 나가야 해 출항 자체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생존권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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