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연합뉴스검찰이 2022년 전직 통일교 고위 간부가 건전법사 전성배 씨에게 김건희 씨 선물 명목으로 전달한 고가의 샤넬 가방이 김씨의 수행비서에게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팀은 해당 통일교 인사가 각종 청탁을 위해 선물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실제 전씨를 거쳐 김씨 측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수사에도 속도가 붙는 기류다. 다만 김씨는 가방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건진법사 전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박건욱 부장검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전씨에게 건넨 샤넬 가방이 김씨의 수행비서 유모씨에게 전달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8월쯤 전씨가 윤씨로부터 김씨 선물용으로 해당 가방과 목걸이 등을 받았다고 보고 그 행방을 추적해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초동 사저와 유씨 등 김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대통령실 행정관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 황진환 기자검찰은 추적 과정에서 샤넬 가방 영수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최근 샤넬코리아도 압수수색하면서 문제의 가방 일련번호, 구매자 등 정보를 파악했다. 그 결과 1천만 원이 넘는 해당 가방의 최초 구매자로 전산망에 등록된 사람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씨의 처제 이모씨였으며, 유씨는 이 가방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유씨는 3백만원 가량의 웃돈을 얹어 두 차례 다른 샤넬 가방과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샤넬 가방을 비롯한 김 여사 선물용 고가품들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해 온 전씨는 검찰이 파악 내용을 토대로 추궁하자 가방을 유씨에게 전달했다가 다시 돌려받았고, 결국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방 교환도 전씨 본인이 지시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검찰은 해당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김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유씨가 김씨 모르게 전씨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씨 측은 "김건희 여사는 건진법사 등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