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의정부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6∙3 조기 대선을 위한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재외동포와의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난 대선에서 저희가 23만 표 차이로 졌는데, (재외투표자 수는) 승패를 결정할 만한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는 약 26만 명의 재외국민이 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재외국민 수가 720만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투표 참가자 수는 그에 비해 너무 적다. 제도 개선을 통해 이 분들이 많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뉴질랜드 교민 강세연씨, 미국 유학생 강휘연씨, 일본 히토스바시 대학의 한국어 강사인 이미현씨, 독일 종교음악감독 여명진씨, 보츠와나 교민 정선재씨가 참여했다.
이미현씨는 이 후보에게 "일본 전체 대학 중 한국학과가 있는 대학이 없다"며 "국경을 넘어 K-인터넷 대학을 만들어주면 어떻겠나.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 문화 콘텐츠를 아우르는 인터넷 대학을 만들면 많은 분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전세계 각국에 있는 세종학당 수요가 굉장히 많더라"며 "국가 단위에서 전세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이나 한국어학원을 지원하고, 외국인 중 한국어를 잘 배워서 유학 오고 싶은 학생들을 선별해 각 대학의 정원외 입학생으로 인정해주면 어떻겠나"라며 공감했다.
이씨는 또 당선 직후 '동경한국학교'를 찾아 아이들을 위한 연설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동경한국학교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한국 정부의 교육과정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라고 한다.
이 후보는 "그래야 되겠다"며 "제가 일본에 대해 적대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과거사 문제나 독도 문제는 강경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문화교류, 한일협력에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문화를 개방하면서 대한민국 문화가 엄청나게 발전했다"며 "외교 문제, 한국 침략사 독도 문제, 영토 문제는 강경하게 대응하더라도 한일간 민간 교류는 떼어내야 한다"고 했다.
강휘연씨는 "재외선거용 홍보책자를 봤는데 우편투표제가 눈에 띄었다. 거리나 비용 문제로 투표장 가는 것이 힘든데 우편투표제가 도입되면 더 많은 교민들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선거권은 예전에는 권리였지만 이젠 의무로 전환되고 있다.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인데, 최소한의 편의는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투표소를 늘리거나 투표 등록 동시에 투표하게 한다거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할 때마다 국민의힘이 반대한다. 우리는 쉽게 투표하게 만들자는 것인데 이해가 안 간다"며 "투표를 못하게 하는 것이 기득권 세력이 목표다. 투표를 안 하는 것은 저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멀리서도 빛나는 여러분의 애국심이 투표용지에 찍히는 한 표로 이어질 때 대한민국은 더 강해질 것이다. 더 공정해질 것이다. 더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5시부터 26일 정오 12시까지(한국시각) 전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실시된다고 밝혔다. 최근 공관이 신설된 쿠바,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4개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재외투표소가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