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제공지난해 나란히 선보인 CBS 다큐멘터리 두 편이 최근 막을 내린 제58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동시 수상 소식을 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 작품은 지난해 말 열린 제16회 한국기독언론대상 시상식에서도 기독문화 부문과 해외선교 부문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한 데 이어 휴스턴영화제를 통해 다시 한번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휴스턴국제영화제는 지난 1961년부터 이어져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영화제다. 뉴욕 필름 페스티벌, 샌프란시스코 필름 페스티벌과 함께 북미 3대 영상 페스티벌로도 꼽힌다.
NCCK 1백주년 특집 다큐 '다시 쓰는 백년'
먼저 지난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설립 100주년을 맞아 방송된 '다시 쓰는 백년'(Ecumenical Century)은 장편 다큐멘터리·크리스천 부문에서 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특별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NCCK를 위시한 한국교회가 '정의, 평화, 창조 질서 보전'(Justice, Peace and Integrity of Creation)이라는 정신으로 우리 사회와 호흡해온 역사를 담았다.
이에 따라 1부 '다가올 역사'에서는 재한복음주의선교사통합공의회(1905)에서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1918)를 거쳐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1924, NCCK 전신)에 이르기까지, 세계 교회사에서도 보기 드문 일치와 연합을 실천했던 초창기 한국교회를 재조명했다.
특히 지금 관점으로 봐도 파격적인 '사회신조'(1932)가 어떻게 발표됐는지를 다각적으로 분석, 한국교회의 사회 참여 전통을 뿌리부터 추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CBS 설립자 오토 디캠프 선교사의 육성과 신군부 언론통폐합 조치로 보도 기능을 빼앗겼던 CBS 역사도 다큐멘터리에 담아냈다.
2부 '기억될 미래'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오늘에 이르는 기독교 사회 운동의 역사와 과제를 담았다.
이를 통해 민간 통일 운동 물꼬를 튼 1980년대 남북 교회 사이 교류와 이를 통해 도출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1988)의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리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현장에서 고난받는 사람들과 함께해온 기독교인들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종교가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다시 쓰는 백년' 연출을 맡은 CBS 반태경 PD는 "정의·평화·생명을 위해 한국 교회가 펼쳐온 100년 역사를 집대성한 작품이 권위 있는 해외 영화제에서도 호평받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CBS 창사 70주년 특집 다큐 '이집트로 간 예수'
지난해 CBS 창사 70주년을 맞아 제작된, 이슬람의 보이지 않는 박해 속에서도 기독교를 지키며 사는 이집트 기독교인(콥트교도)들의 삶과 신앙을 4K 카메라에 담아낸 '이집트로 간 예수'는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백금상(Platinum)을 받았다.
이 작품 1부에서는 이슬람의 이집트 마가교회 테러 현장을 영상으로 담으며 박해 속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켜가는 이집트 콥트인들에 주목했다. 콥트 정교회의 다우드 라메이 대신부 등 인터뷰를 통해 이집트 콥트교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2부에서는 성경에 기록된 아기 예수 피난 여정의 주무대였던 이집트 전 지역을 따라간다. 여전히 기독교 신앙을 지켜오고 있는 이집트 콥트인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울림을 줬다.
콥트인들의 생활과 수도원의 삶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슬람의 보이지 않는 박해 속에서 콥트인들을 취재하는 것도, 그들의 실제 생활을 촬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집트 기독교인들이 보존해 온 '홀리 패밀리 풋스텝(Holy Family Footstep), 즉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데리고 헤롯왕을 피해 이집트로 떠난 피난 여정의 유적지들을 영상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작품은 이집트 정부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콥트인들을 만나 이집트 기독교의 역사를 취재했다. 특히 4K 고화질 영상으로 담은 이집트 콥트인들의 모습과 유적들을 국내 최초로 다뤄 그 가치를 더했다.
'이집트로 간 예수'를 연출한 이형준 PD는 "함께 제작한 조혜림 PD와 카메라감독들 덕분에 의미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PD는 지난 2021년 '기독청년 전태일'에 이어 이번이 해당 영화제 두 번째 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