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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단독]'원희룡 참석' 민간 포럼서 MOU 찍어낸 삼부토건…조작의 시작 ②[단독]前 우크라 대사가 '원희룡 축사' 요청…금감원 집중 조사 ③[단독]삼부토건, 尹 취임 다음달부터 '가짜 우크라 사업' 준비 정황 (계속) |
삼부토건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 다음달인 2022년 6월부터 '가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 취임에 발맞춰, 일찌감치 인위적인 주가부양 등을 계획한 흔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대목이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이 실소유하고 있는 화장품회사 디와이디(DYD)는 2022년 6월 23일 삼부토건이 유라시아경제인협회(유라시아협회)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디와이디는 2022년 5월부터 삼부토건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디와이디가 보도자료를 낸 후 당일 삼부토건의 주가는 1700원에서 2210원으로 상한가에 마감됐다. 출범 초기부터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우호적 반응을 보인 데다, 시장에서 삼부토건이 윤 전 대통령 관련주로 알려져 있었던 만큼 주가가 반응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당시 MOU가 체결된 사실은 없었다. 디와이디 측의 허위 보도자료였던 것이다. 당시 디와이디 측과 유라시아협회 측이 만난 사실은 있었지만, MOU를 맺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거짓' 보도자료 배포에 유라시아협회 측은 디와이디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자 디와이디 측이 기부금 3천만원을 협회에 전달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해소되고, 6월 말쯤 MOU가 사후적으로 체결됐다.
그러나 MOU가 체결된 이후에도 삼부토건과 유라시아협회는 1년 가까이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했다. 양측의 교류가 다시 이뤄진 건 삼부토건의 본격적인 주가조작이 시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2023년 5월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폴란드 포럼) 직전부터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회장을 포함한 삼부토건 수뇌부들이 본격적인 주가조작을 진행하기에 앞서 일찌감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테마주'로 각인 받기 위한 밑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부터 대표적인 '윤석열 테마주'로 알려진 기업이다.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은 윤 전 대통령과 과거부터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간 인연을 이어준 인물로도 전해진다. 다만, 2017년부터는 조성옥 일가 측이 삼부토건을 인수하면서 조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났다.
조성옥 일가가 지배했던 삼부토건 역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연이 닿은 것으로 의심되는 지점들이 있다. 조 전 회장 재임 시절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는 '휴림로봇'이었다. 휴림로봇 인수합병에 있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관여한 정황이 CBS노컷뉴스 취재로 드러난 바 있다.
(참고기사 : [단독]도이치 핵심인물, 삼부토건 대주주 '기업사냥' 관여 정황) 이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던 인물이다.
금융당국은 8개월 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조사한 끝에 주요 혐의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최근 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에 배당했다. 삼부토건의 주가조작 작업과 윤석열 정권의 수상한 동행에 대해 검찰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