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민 기자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교직원 등 6명을 다치게 한 고등학생이 구속됐다.
30일 청주지방법원 김경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살인미수·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A(18)군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여 "도망할 염려가 있고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히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사전에 범행도구를 준비하고 범행을 계획한 점, 불특정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묻지마 범행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A군은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냐',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듭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A군은 지난 28일 오전 8시 30분쯤 학교 1층 상담실에서 상담교사와 이성 문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교사를 폭행한 뒤 복도로 나와 자신을 막는 교장과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학교 밖으로 나와 마주친 운전자 등 시민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렀고, 범행 도구를 버린 뒤 인근 공원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전날 집 주방과 공구 통에서 흉기와 둔기 여러 점을 가방에 넣어 범행을 준비했으며, 다음 날 학교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해코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경찰에 "평소 학교생활이 힘들어 꾹꾹 참다가 폭발했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 안에 "내가 범행을 저지르는 건 부모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라며 "28일 이후에는 내가 없는 걸로 알아라"와 같은 신변을 비관하는 메모도 남겨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