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사옥. 교보생명 제공교보생명이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지주 전환 추진을 본격화한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10월까지 SBI저축은행 지분 50%와 1주를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인수금액은 약 9천억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은 2024년 말 기준 총자산 14조 289억원, 자본총계 1조 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 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지분 취득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교보생명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은 다음 하반기 중으로 30%(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감안한 실제 의결권 지분 35.2%)의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지주사 전환 일정에 맞춰 내년 10월 말까지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공동경영을 할 계획"이라며 "1등 저축은행으로 키운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확대해 고객층을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현재 교보생명앱(230만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140만명)를 합쳐 총 370만명의 금융 고객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 6천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의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시대에서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SBI저축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