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완전체 컴백 공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끝내고 '첫 완전체' 컴백을 앞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 광장 공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방탄소년단 공연 자체에 쏟아지는 기대를 'K-컬처에 관한 기대'로 오인하지 말고 한국 문화산업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비판 성명이 나왔다.
문화연대는 19일 '광화문 BTS 공연의 환호 뒤에 가려진 것들_ K-컬처 300조 시대의 착시'라는 성명을 내어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광장 공연을 두고 "정부와 언론에서는 'K-컬처의 중심' '글로벌 K팝 메가 이벤트'라는 수식어로 치켜세우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경복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면은 분명 상징적이며, 한국 대중문화의 현장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소비될 것"이라며 "이 화려한 장면에 가려진 K-컬처의 민낯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과연 'K-컬처의 실체'인가, 아니면 철저히 기획된 '성장과 산업을 과장한 이미지'인가"라고 물었다.
문화연대는 "광화문 BTS 공연에 전 세계가 열광하며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보는 것은 BTS이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K-컬처도, 한국의 문화예술 생태계도 아니다. 이재명 정부와 최휘영 장관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재명 정부가 "문화를 기술·관광·산업과 결합한 성장 수단으로 재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한 문화연대는 "이 과정에서 문화 본래의 가치인 다양성, 연결성, 자율성, 창의성 등은 효율과 수익 중심의 기준에 종속되고 있다"라며 개탄했다.
이재명 정부가 문화 산업을 미래의 경제 성장 동력으로 규정하고 'K-컬처 300조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산업 매출이 약 15조 원으로 크게 증가한 고성장 산업이지만 이 수치는 산업 전체의 균형과 건강성을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18일 BTS 공연 무대 설치중인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그 성과가 상장사와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매출과 이익, 고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통계 자체에 영향을 준 것이지 다수의 중소 및 영세 사업체는 매출 정체, 역성장, 인력 감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문화연대는 "단순한 격차를 넘어, 산업 내부에서 성장과 분배가 분리된 구조, '구조적 양극화'가 고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며 "특히나 더욱 심각한 것은 노동 환경에서 프리랜서 스태프나 연습생, 단기 계약직이 몰린 현장에서는 과중한 노동과 소득 불안, 상시적인 이직 위험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산업은 성장하지만 구성원은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산업을 위해 착취당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물 앨범 판매량 19.5% 감소(2024년 기준)해 처음으로 하락세 △주목받은 하나의 성공 사례가 나오면 유사한 콘셉트나 성격의 아티스트, 음악 스타일이 나오는 경향 등을 거론하며, "이는 산업의 외형적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창의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내적 동력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바라봤다.
"대중문화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프리랜서, 특수고용, 단기 계약 형태의 노동자들은 노동법적 보호에서 배제된 채 일하고 있다"라며 문화 산업 내 '노동권' 문제의 심각성을 짚은 후, "소속사가 아티스트의 활동·거주·연락처까지 통제하는 구조, 계약 해지나 데뷔 기회 박탈을 볼모로 한 권력관계가 상시적으로 작동하는 구조. 바로 이 기형적 착취 구조가 인권 침해의 토양이 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이 성장할수록 이 구조는 더욱 공고해지며, 피해는 가시화되지 않은 채 반복된다. 화려한 성과 지표 뒤에서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정부가 계속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문화연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특정 산업과 대형 문화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훼손된 문화예술 생태계의 다양성·창의성·자율성·공공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묻고 실천하는 것"이라며 "'300조'라는 숫자 뒤에는 성장의 과실과 무관하게 방치된 문화 현장의 불균형과 불합리가 존재하며, 시민의 문화적 권리는 그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문화로 성장하는 국가는 소수의 성공 신화가 아니라 균형 잡힌 생태계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이재명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직시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 객석을 위한 의자가 놓여 있다. 류영주 기자정의당 권영국 대표도 같은 날 'BTS의 컴백 공연에서, 공존하는 도시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권 대표는 "자기 존중과 위로가 담긴 아름다운 노랫말로 전 세계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살아갈 용기를 건네 온 BTS의 신곡에 큰 기대감을 품어봅니다. 대한민국의 여러 면모와 K팝을 전 세계에 알린 아티스트의 컴백인 만큼 서울의 중심에서 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아무쪼록 이번 공연이 무사히, 멋지게, 무엇보다 안전하게 잘 치러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썼다.
권 대표는 △광화문 광장 일대 집회가 이번 주 내내 제한된 점 △따릉이 대여소도 일요일까지 폐쇄 △공연 당일 박물관과 미술관 등 임시 휴관 △종로구 일대 택배 배송 지연 △광장 인근 빌딩 31곳 통제로 인한 주말 영업 불가 △광화문 근처 회사의 '강제 연차 사용' 지시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인파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들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토요일 저녁부터 열릴 공연을 위해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이 과도하게 제한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서울시가 이러한 제약들로 인해 불편을 겪을 시민들과 노동자들, 상인들에게 설명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묻게 됩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직간접적인 '득'을 보는 주체는 정해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 대표는 "이번 공연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창출될 수익은 기획사인 하이브와 독점 생중계를 맡은 넷플릭스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빌딩 통제는 '꼼수 관람 차단'의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불편은 시민이 겪고 수익은 사기업이 가져가는 구조,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공연이 티켓을 가진 관람객에게만 오픈되는 일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서울이라는 도시는 누구의 것인지, 공공 공간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 시민과 노동자와 소상공인과 팬들 모두가 어우러지는 행사를 만들 방법은 없는지. 공존하는 도시를 위해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갖춰야 할 때"라며 서울시 차원의 손실 보전, 급여 보전, 대규모 도심 점유 행사 수익금 일정 부분을 문화다양성 기금으로 출연하도록 해 공익적으로 쓰게 하는 이익공유제 등의 대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내일(20일) 오후 1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발매했다. 다음 날인 21일 토요일 저녁 8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컴백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다. 20일부터 4월 12일까지는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BTS THE CITY ARIRANG SEOUL)을 개최, 음악과 미디어를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 도시 경관과 어우러지는 설치 연출을 서울 곳곳에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