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당은 1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며 장외투쟁·철야농성에 돌입한 데 대해 '맞불전'은 자제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차분히 기다리는 현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일제히 비상체제로 돌입한 야당을 '내전세력'으로 규정하며,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회의 본령인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치고 오로지 장외정치 투쟁에 몰두하는 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의원들께서 양해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단체행동을 하겠지만, 각종 회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민주당처럼 저렇게 장외 투쟁을 하거나 단식을 통해 헌재를 압박하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민주당이 헌재의 탄핵 인용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현 상황을 '내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국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은 국가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내전 세력"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대통령 파면 시까지 매일 의총과 광화문 집회 참여, 밤샘 농성 등을 지침으로 삼은 데 대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사회 혼란에 기름을 붓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서울중앙지법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관련,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선, "4억 6천만 원의 혈세 낭비, 29번의 줄 탄핵 금단증상을 느끼는지, 최상목 권한대행과 심 총장까지 탄핵하겠다고 협박을 하고 있다"며 "기어이 30번을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우리는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재명 내전 세력'의 내전 유도, 사회 혼란 유발에 맞서, 차분하고 질서 있게 나아가야 한다"며 "첫째도 안정, 둘째도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헌재 판결 전후 국정 안정과 혼란 수습에 대비해 나가겠다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대야공세 강화를 넘어 좀 더 강력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석방과 맞물려 '찬탄'(탄핵 찬성) 집회가 다시 힘을 받는 상황에서, 여당도 여론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윤상현·박대출·장동혁 등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헌재 앞에서 '24시간 릴레이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의총에 참석한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하는 것을 보라. 바깥 광장에 나가고 돌아와서 의총하고, 밤새 대기한다"며 "적어도 우리는 이를 막는 입장에서 처절하게 전투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도 "헌재가 재판을 잘못 진행하고 방어권을 침해했던 것들을 국민에게 알릴 강력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지도부는 이러한 강성 노선에는 재차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관련 질의에 "장외 투쟁이나 현장을 방문해 시위하는 부분은 각 의원의 소신과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도 없고 거기에 대한 지침을 줄 생각도 없다. 알아서 판단하면 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