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럽연합(EU)이 8천억 유로(약 1229조원)에 달하는 방위비 조성 계획을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일명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공개하면서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각 회원국이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1.5%씩 늘려 총 6500억 유로를 조성하고, 나머지 1500억 유로는 공동 차입해 범유럽 차원의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EU 회원국 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속한 23개국 국방비 평균은 GDP 1.99% 수준이다. 이를 1.5% 증액할 경우 산술적으로 평균 3.5%까지 국방비가 높아지게 된다.
이번 구상은 미국이 NATO를 통해 유럽에 제공했던 '안보 우산'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EU의 이런 움직임이 나온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제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 회담 파행 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한 직후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추진하는 미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전 보장을 위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